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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이 도는 여주'의 농촌모델 흥천면 상백리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새로운 패러다임
 
세종신문   기사입력  2017/03/23 [12:55]

피폐해져가는 농촌을 살리기 위해 정부는 지난 1990년부터 녹색농촌체험마을부터 광역단위 농촌종합개발사업까지 적게는 2억원에서 많게는 100억원까지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여 농외소득 창출에 매진하였다. 하지만 결과는 그리 신통치 않다. 여주시도 10여개 마을이 정부의 지원을 받았지만 현재 정부의 지원 없이 자립하는 마을은 몇 개 안된다. 대표적인 정책실패의 표본이다. 실패의 원인은 매우 다양하지만 가장 커다란 부분은 과도한 하드웨어 투자가 차지하고 있다. 종합개발을 한답시고 대규모의 금원을 투자하여 관리비와 유지비가 발생하는 건물 등의 하드웨어에 집중 투자했다. 실패의 전조이다.

 

어떤 체험마을에 20억원을 들여 한해 관리비가 인건비 포함 5천만원 가량 드는 체험관을 지었다. 이 체험관의 객실수는 6개, 만실이 되면 매출액은 90만원이다. 손익분기점을 넘기기 위해서는 매년 56일간 만실이 되어야 한다. 그런데 건물의 투자비와 감가상각을 포함하면 일년내내 만실이 되어도 모자란다. 계산상으로만 따져보아도 관리자 인건비와 전기세 등 관리비를 지원받지 않으면 바로 적자인데, 지원기간이 지난 현재 실제로 적자를 내고 있다. 이 체험마을은 여주에 있다. 애초에 잘못된 투자이다. 만약 독자 개인의 돈으로 이러한 투자를 진행한다면 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정부가 농촌에서 시행한 사업은 거의 이 모양이다. 30여년 동안 정부의 정책은 사업의 이름만 바뀌었지 내용은 거의 똑같다. 

 

이제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모색할 때다. 새로운 패러다임을 모색하기 위해 마을 주민들이 합심하여 노력하고 성공의 새싹을 키워내고 있는 마을을 소개한다. 

 

▲ 2015년 진행된 '청보리축제'의 개막식     ©세종신문

 

흥천면 상백리. 47가구 116명이 살고 있는 전형적인 농촌마을이다. 여주시 대부분이 그렇듯 수도권 시민들의 식수원 보호를 위해 헤아릴 수 없는 규제에 묶여 농사 이외에는 그 어떤 것도 할 수 없는 지역이다. 심지어 취락지역도 구성이 안되어 설거지하는 물조차 불법의 소지가 있는 마을이다. 대부분의 농촌처럼 상백리는 급속한 노령화가 진행되고 있고 아이의 울음소리는 이미 끊긴지 오래이다. 머지않아 마을은 해체될 위기에 처해 있다. 이러한 위기를 극복해보고자 젊은 이장을 중심으로 마을 주민들이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기 시작했다. 

 

할 수 있는 작은 부분부터 시작하다

 

마을 주민들이 가장 먼저 한 일은 마을 대청소였다. 자발적으로 모여 마을을 청소하고 마을입구에 공원을 꾸미고 각자 자기집에 꽃밭을 가꿨다. 누가 시켜서가 아니었다. 단지 내가 사는 마을을 쾌적하게 만들어 보자는 생각에서 출발했다. 

 

그 결과 2015년 여주시에서 개최한 '깨끗하고 밝은 여주 만들기'에서 우수마을로 선정되었다. 마을 사람들은 자신감을 얻게 되었고 여세를 몰아 더욱 열심히 마을을 가꾸기 시작했다. 마을이 깨끗해지자 도시민들이 하나둘씩 방문하기 시작했다. 

 

 

 

탄탄한 조직을 구성하고 역량을 키우다

 

마을 사람들은 고민하기 시작한다. 뭔가 될 듯 싶었다. 하지만 마을 사람들은 냉정하게 자신을 뒤돌아 보았다. 능력이 없었다. 준비가 덜 되어 있었다. 깨끗하지만 뭔가 부족했고 팔만한 상품도 없었다. 여행객들을 맞이해도 그들이 즐길만한 프로그램도 부족했다. 

 

마을사람들은 힘들지만 의미있는 결정을 하였다. 바로 주민교육이다. 여주시 농정과를 찾아가 교육을 신청했고 농업기술센터에서 시행하는 농민대학에 입학하여 농촌체험지도사 자격증을 취득하였다. 새마을회, 노인회, 부녀회를 조직하여 각자 할 일을 분담했다. 

 

버려지다시피한 강변에 보리를 심고 트랙터를 고장내가며 돌을 골라 산책로를 조성했다. 다른 사람이 보기에는 그냥 바위덩어리일 수 있는 붕어바위, 고래바위, 칼바위, 운석바위 등에  마을주민들은 스토리를 만들고 의미를 부여하여 영롱한 보석으로 만들어냈다. 이제 어느정도 자신감을 얻었다.

 

 

커진 역량을 실험하다

 

2016년 겨울, 마을에서는 실험을 시작한다. 소규모 마을 축제를 개최한 것이다. 이름하여 ‘놀 페스티발’. 

 

자비를 들여 달집을 세우고 고물상을 뒤져 깡통을 모은 다음 마을주민들이 일일이 구멍을 내고 철사를 엮어 쥐불놀이를 진행했다. 첫 시도치고는 제법 의미있는 사람이 모였다. 

 

2015년 수확을 마치고 심어놓은 보리가 보기 좋게 자란 강변에서 두 번째 소규모 축제인 ‘청보리 축제’를 진행한다. 순수하게 자비를 들여 기획한 이 축제는 KBS에 소개될 만큼 성공적이었다. 

 

점점 사람들의 관심을 받고 SNS에 소개되는 일이 많아졌다. 마을의 위상은 높아지고 점점 자신감에 웃음짓는 마을 사람들이 많아졌다. 이장이 모이자는 방송을 하기만 하면 전 주민이 모였다. 오히려 마을사람들의 마을 발전에 대한 요구가 늘어났다. 

 

▲ 상백리 '놀페스티발'     © 세종신문

 

 

실험결과를 토대로 상백리 고유의 테마를 찾다

 

마을 주민들은 다시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기 시작했다. 지금까지 받았던 교육을 토대로 마을의 역량을 재구성했다. 이른바 테마가 부족했다. 다른 농촌마을과 다를 것이 없었다. 

 

마을의 테마를 찾기 위한 노력은 계속되었고 마침내 결실을 맺게 되었다. 백성을 사랑하셨던 세종대왕의 애민정신을 오늘날 되살려 보자는 취지로 세종마을을 만들기로 결정한다. 이를 위해 마을 사람들은 세종의 가치를 교육받고 이를 마을에 접목시키려 노력했다. 

 

주민아이디어 공모사업으로 세종어록이 담긴 마을 문패를 제작하였고 커다란 입간판도 세웠다. 또한 경기도에서 시행하는 따복공동체 사업도 획득했다. 이 모든 것이 모두 세종대왕을 테마로 한 사업이었다. 이제 준비는 끝났다.  

 

▲ 세종어록 문패만들기     © 여주시

 

 

또다시 새로운 도전을 하다

 

사실 소규모 지역축제로는 안정적인 농외소득을 올리기 힘들다.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하지 못한다면 힘만 들고 더 이상의 발전을 기대하기 힘들다. 

 

상백리에서는 그간 축적된 역량을 바탕으로 새로운 도전을 준비하고 있다. 때마침 여주시에서 시행하는 '세종마을만들기'에 응모했다. 마을구성원 전원이 참여한 협동조합을 만들어 조직체계를 구체화하였고 안정적인 농외소득을 올리기 위해 관광농원을 조성할 계획이다. 노인 일자리 창출을 위한 노력도 포함되어 있다. 이는 모두 농촌활성화의 정답에 해당되는 사업들이다. 

 

준비되지 않은 곳에 하드웨어를 먼저 지원하는 방식은 이미 실패했다. 상백리처럼 주민역량을 먼저 강화하고 명확한 테마와 지속가능한 프로그램이 구축되어야 성공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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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7/03/23 [12:55]  최종편집: ⓒ 세종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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