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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인문도시 칼럼] 이제 담론을 넘어 실용으로 나아가라
 
세종신문   기사입력  2017/06/08 [14:05]

‘이것이 백성에게 필요한가 생각하라’

 

세종의 실용정신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선언이다. 측우기와 해시계를 비롯한 여러 분야의 과학적 성과물들, 북방의 혼란을 정리한 4군6진 개척, 농사짓는 법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농사직설의 보급, 글을 알지 못해 혼란을 겪는 백성에게 문자를 만들어주는 경이로운 사건의 출발점은 모두 백성을 향해 있었다. 백성의 삶을 개선하기 위한 실용정신이 그 출발점이었다.

 

‘세종인문도시 명품여주’를 표방하고 시간이 흐를수록 점점 더 선명해져야 하는 비전이 아직 분명하게 손에 잡히지 않는 것은 분명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이야기는 넘쳐나는데 그림이 보이지 않는다. 세종이라는 브랜드는 손에 잡았지만 이것을 어떻게 활용해야 할지 청사진이 분명치 않다.

 

이제 여주시는 공허한 세종, 이야기로만 회자되는 세종이 아닌 창조와 실용주의자 세종을 배우고 적용해야 한다. 

 

그동안 세종의 정신적 토대를 살피고 많은 업적과 스토리를 익히는 시간이었다면 그 내용을 바탕으로 실질적인 적용방안들을 만들어내야 한다. 한 시의원의 지적대로 세종인문도시의 정책방향 중에 제대로 된 경제활성화 정책은 하나도 없었다는 지적은 뼈아프게 새겨들어야 할 말이다.

 

 


세종정신의 핵심은 실용이다.

백성에게 쓸모있는 것만이 의미있다는 접근이다. 이러한 통치사상의 기반 위에서 만들어낸 성과는 놀라운 것이었다. 30여년 간의 재위 기간 동안 500년 왕조의 기틀을 세워냈다. ‘임금은 하늘을 대신해서 만물을 다스리며 백성이 편안하게 살 수 있도록 항상 마음을 써야 한다’는 생각이 이상과 현실의 조화를 가능하게 했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러한 정신과 성과를 만들어낸 과정에서 무엇을 배우고 실용화할 것인가를 고심해야 한다. 세종이라는 브랜드 뒤에 쌓여있는 실용 콘텐츠를 확보해야 한다. 이것이 여주시가 살 길이자 전략적 자산을 확보하는 길이다. 경제분야에 접목할 만한 한가지 사례를 들어 우리가 어떻게 실용할 것인지를 생각해보자. 

 

당시 국가경제의 핵심은 농업생산력이었다.

그 생산력을 결정하는 지식기반은 대부분 경험 많은 농부들의 머릿 속에 축적되어 있었다. 지식은 통일되지 못했고 개별적 경험에 의존했다. 농사법을 배울 수 있는 공식적인 자료는 모두 중국의 것들이었다. 당연히 기후와 환경, 농법등에서 많은 차이가 있을 수 밖에 없었다. 그래서 농사법의 효율화를 위해 전국 농부들의 경험담을 모아서 각 지역에 맞는 농사법을 담은 책을 편찬하도록 명했다. 세종이 즉위한지 11년이 되던 해 5월달의 일이다. 

 

농사직설 서문의 편찬목적에 대한 내용을 인용한다.

 

‘각 지역의 풍토(風土)가 같지 아니하여 곡식을 심고 가꾸는 법이 각기 적성(適性)이 있어, 옛 글과 다 같을 수 없다. 이에 여러 도(道)의 감사(監司)에게 명하여 각 지역의 늙은 농부들을 방문(訪問)하게 하여, 농토의 이미 시험한 농사법과 그 결과에 따라 갖추어 아뢰라. 그 내용들을 모아 왜 그러한지를 살펴 주석을 달고 그 까닭을 더하게 한 다음, 그 중복(重複)된 것을 버리고 반드시 필요한 것(切要)만 뽑아서 편집하여 한 편(編)의 책을 만들고 제목을 《농사직설(農事直說)》이라고 하자. 농사 외에는 다른 설(說)은 섞지 아니하고 간략하고 바른 것에 힘을 써서, 산야(山野)의 백성들에게도 환히 쉽사리 알도록 하자’

 

첫째, 먼저 시공간의 차이에 의한 문제인식으로 출발한다.

둘째, 가장 현실적인 해법을 가진 현장의 사람들에게 묻는다.

셋째, 각 내용에 대해 학자나 전문가들의 연구를 더한다.

넷째, 중복을 피하고 반드시 필요한 것만 뽑아 정리한다. 농사 외에 다른 설은 섞지 않는다.

다섯째, 누구나 다 알아볼수 있도록 한다.

 

21세기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위의 내용을 토대로 실용을 위한 적용으로 나아가보자.

 

첫째, 예전과 같은 방법을 고집하면 안된다. 세상이 달라졌다. 경제를 바라보는 관점을 바꾸어야 한다. 쌀과 도자기만으로 밀고 가서는 안된다. 새로운 경제동력을 만들어야 한다. 시대와 공간의 의미해석을 새롭게 해야한다.

 

둘째, 각 지역별로 지역전문가와 행정 책임자들이 있다. 그들에게 물어보자. 당신이 잘 알고 책임지고 있는 마을들은 어떻게 발전하면 좋겠는지, 지금까지 해온 노력은 무엇인지, 서로 힘을 합하면 어떤 분야에서 발전을 가져올지, 강점은 무엇인고 부족한 점은 무엇인지를 묻는 것이다. 그들이 생각하는 문제와 비전을 모아보자. 분명 우리가 생각지 못한 나름의 구상들이 나올 것이다.

 

셋째, 경험치의 한계와 자의적인 해석만으로 설정하는 목표에 객관적이고 검증된 여러 사례들을 접목해 본다. 우리가 아직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기법을 접목해 본다. 지역재생, 농촌발전, 지역단위 관광산업의 성공사례, 성공적인 주민 이주사례등을 조사 평가하는 전문가들의 자문을 구한다.

 

넷째, 비전과 목표를 설정한다. 중복을 피하고 가장 요긴하고 필요한 항목에 집중한다. 선택과 집중의 기술을 발휘한다. 전체적인 목적에 부합하는 것만을 핵심 실천항목으로 설정한다. 비전은 명확해야 한다.

 

다섯째, 지역공동체의 구성원들이 같은 목표를 갖고 비전을 공유하도록 알린다. 이해 관계자들이 더 나은 경제적 환경을 갖출 수 있도록 대안을 제시한다. 지역내의 활동가들에게 필요한 자원을 끌어올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준다. 법률, 세무, 행정, 마케팅과 같은 협력분야에 대해 도시내외의 전문가들과의 연대를 주선한다.

 

실록은 다시 말한다.

 

‘이미 위에 바쳐 인쇄소에 내려 인쇄하여 장차 여러지방에 반포하여 백성을 인도하여 살림을 넉넉하게 해서, 집집마다 넉넉하고 사람마다 풍족하는데 이르도록 할 것이다. 지금 우리 임금께서 이 나라 백성을 잘 기르고 나라를 위하여 길이 염려하시니 이 책이 비록 작더라도 그 이익됨은 이루 말할 수 있겠는가.”

 

이렇게 정리한 내용을 세종은 바로 쓸수 있도록 인쇄물로 제작하여 각 지역에 배포했다. 모든 사람들이 활용할 수 있도록 꾸준히 장려했다. 쓸모있는 매뉴얼을 제시하며 비전을 하나로 모았다. 이후에도 계속 같은 작업을 거치며 노력한 결과 즉위 후 약 30년간 농업생산력을 4배로 올려 놓았다. 그리고 성과들을 숫자로 표현하여 계량화하고 데이터로 만들어 나간다.

 

실용은 세종의 핵심정책이었다. 여주시도 이제는 담론을 넘어 실용으로 나아가야 한다.

 

세종신문 발행인 김태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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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7/06/08 [14:05]  최종편집: ⓒ 세종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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