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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실용주의자 세종을 본받아’-담론을 넘어 실용으로 ③
 
세종신문   기사입력  2017/07/12 [14:19]

세종대왕에게 배우는 ‘책 읽는 도시 여주’

 

책을 손에 쥐고 다니는 사람들을 만나기 어렵다. 세태가 그러하다고 외면하기에는 위태롭다. 빠르고, 가볍게 흘러가버리는 직경 10센티 남짓한 액정화면 속에 눈동자와 손가락을 모으고 하루의 대부분을 보낸다. 

문제는 없을까? 수많은 정보와 대화속에 살지만 어느새 소외로 흘러가는 세대에 대한 반성이 필요하다고 느끼는 것은 비단 필자만의 생각은 아닐 것이다. 

생각을 정돈하지 못하고, 삶을 깊이 고민했던 선현들로부터 사색의 힘을 빌려오지 못하고, 미래를 깊이있게 구상하지 못하고, 천박한 언어와 상징들 속에서 재미를 쫓아 다니는 10센티 액정화면 속의 배회는 삶을 분주하게 만들면서 정함이 없이 우리를 황폐하게 한다.

 

600년 전의 환경과 지금의 세상을 수평적으로 비교하는 것은 무리임을 안다. 하지만 어느 곳에서든 원리는 있다. 그 원리는 흔들리지 않는것이다. 세종치세의 바탕에는 바로 이 원리에 충실했던 임금과 신하들이 있었다. 그 중에 하나가 바로 끊임없는 독서와 자기계발, 생각의 힘, 소통, 더 나은 생각으로의 진화였다. 그 첫 출발에 세종 스스로 모범을 보이고 만들어간 책 읽기에 대한 기록들이 많다. 

 

먼저 실록의 기사내용을 간략히 옮겨 적어 본다.

 

· 책을 보다 눈이 짓물러 건강이 나빠졌다. 아버지 태종이 책을 압수했다.

· 임금께서 밥을 먹을때도 책을 곁에 두었다.

· 경서를 글귀로만 이해하는 것은 소용없다. 마음의 공부가 있어야 한다.

· 5개월만에 대학연의를 다 보았다. 하지만 한번 더 읽고 싶다.

· 경서는 100번이상, 역사책은 30번이상을 읽었다.

· 경연(독서와 토론)에 나아갔다. 세종은 재위기간 1800여회의 경연을 열었다.

· 모범적인 집현전 학사들에게 공부에 전념하도록 독서휴가를 주었다.

· 책으로 엮어서 각 고을에 모두 보내라

· 나이를 먹어서도 독서의 유익함을 알았다. 책을 읽으면 생각이 깨우쳐 진다.

 

독서의 이로움은 굳이 설명할 필요가 없다. 정보의 속도는 인터넷과 모바일이라는 혁명적 방식에 뒤떨어질지 모르지만 수많은 이익이 있음은 모두가 익히 아는 바다. 먼저 세종의 공부와 관련해서 함께 현실에 적용해 볼 몇가지를 정리해 보자.

 

첫째는 마음의 공부에 초점을 맞춘 인문학적 소양이다. 

세종께서 언급한 마음의 공부란 말을 어떻게 이해할까? 다양한 이해와 적용이 가능하겠지만 우선 옳고 그름이라는 원론적 이해 위에 자신을 알아가고 세상을 이해하는 통찰력을 그 이해의 범주에 두고 싶다. 듣고 보는것을 넘어 생각하는 힘을 겸해서 가져야 한다는 의미로 이해한다면 독서가 단지 지식의 양을 채우는 것 이상을 의미할 것이다. 

책을 가까이 하는 사람은 자신을 반성하고 미래를 구상하는 사람이다. 책을 통해 교훈을 얻는다. 그리고 더불어 이야기할 수 있는 인품을 배양한다. 흥미위주 또는 기술적인 책이 아닌 인문학적 통찰을 담고 있다고 본다. 지식을 넘어 지혜를 갖추는 일을 중요하게 여긴다는 의미로 읽힌다. 

 

둘째는 토론의 힘이다. 

언젠가 한 기업인과의 대화가 흥미로웠다. 자신은 외국에서 공부를 시작할때 시끌시끌한 도서관의 분위기와 싸우듯 토론하는 장면을 보고 놀랐다고 한다. 우리나라의 도서관에 익숙한 혼자서 조용히 공부하는 부위기와 달라도 너무 달랐다고 한다. 도서관이 책을 보는 곳이 아니라 책을 보고 대화를 나누고 격렬한 토론의 장으로 활용되는 공간이었다고 한다. 싸우듯 서로의 생각을 펼치더라도 생각의 차이를 학인하고 좁히는 과정에서 동질감을 찾고 상대방을 이해하는데까지 나아가고 있음을 보고 우리의 토론문화에 대한 한계를 느꼈다고 한다. 

세종께서 주도한 경연은 바로 이러한 토론의 장이었다. 임금과 신하라는 신분격차에도 불구하고 계급장을 떼고 토론하는 과정에서 감추어진 문제도 드러나고 서로 다른 시각에서 오는 잠재적 문제도 이해하면서 국가정책의 가장 이상적인 접점을 찾아 나간 것이다. 획일화와 전체주의 연공서열 등에 질식해버린 자유로운 토론의 장을 회복해야 할 필요를 세종은 먼저 보여주었다.

 

셋째는 독서를 통한 인재양성이다. 

집현전은 세종의 대표적인 인재양성 기관이다. 책읽기와 토론으로 단련된 당시의 인재들을 통해 세종재위 후반기와 그 이후의 정치가 펼쳐졌다는 사실에서 독서를 중심으로 한 인재양성의 효과는 놀라운 일이다. 특히 집현전의 인재들이 단순히 경서만 익히는 문신들만이 아닌 20%가 넘는 당대 최고의 과학기술자를 양산한 창조적 학습장이었다는 것도 세종의 실용정책의 단면을 보여준다. 인재를 판가름하는 기준 또한 독서의 양과 질을 통해 판가름 했고 그 성과를 정치의 일선에서 활용해 왔다. 

 

넷째는 독서문화의 진흥이다. 

당시는 종이와 책이 귀했고 한자를 주요문자로 활용했던 때인지라 독해력을 가진 사람들이 양반 지식계층에 국한되었었다. 하지만 지금은 언제든 원하는 책을 구할 수 있고 서점의 책들은 넘쳐난다. 오히려 너무 많아서 손을 대지 못할만큼 많다. 하지만 독서인구는 줄고 있다. 넘치는 자원 앞에서 빈곤에 노출된 것이다. 핸드폰과 텔레비전에 눈과 귀를 빼앗기고 바쁘다를 입에 달고 사는 현대인들의 사색으로부터의 소외가 일상이 되었다.

세종인문도시란 비전속에 담겨진 가치를 실천적으로 만들어가기 위해서는 책읽는 문화를 진흥시켜야 한다. 아날로그형 종이책도 좋고, 태블릿피씨나 핸드폰에서 볼 수 있는 디지털형 책도 좋다. 함께 책을 볼수 있는 인프라를 만들고 우리가 함께 문화적 현상으로 만들어 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가방에는 작은 소책자라도 한권 정도 넣고 다니고, 디지털 기기에는 언제나 꺼내 볼수 있는 몇권의 책을 다운로드 하기 운동을 펼치면 어떨까?

 

다섯째는 풍부해지는 상상력이다.

세종은 영민한 군주였다. 한번 읽은 것은 거의 대부분 기억한다고 스스로 말하기도 했다. 이런 임금이 같은 책을 30번, 100번씩 읽은 것이다. 그리고 나이들어 질병에 시달리는 때에도 늘 책을 가까이 했다. 그리고 ‘나이들어 책을 읽는 일이 유익’하고 ‘생각을 깨우치게’ 하는 것이 책이라고 고백했다. 이러한 임금의 생각이 상상력을 발휘하고 전무후무한 과학기술의 발전과 문자창제라는 위대한 업적에 도달하게 한 밑바탕이 아니었을까?

이제는 상상력이 자산이 시대이다. 현실적 통찰을 기초로 한 상상력이 경쟁력이다. 책은 바로 그 상상력을 키우고 구체적인 실행력을 배양하는 토양과 같다. 

 

세종인문도시 명품여주의 장기적 발전을 위해 세종의 책읽기를 문화적 차원의 실용정책으로 펼친다면 어떨까?

첫째, 123 캠페인을 벌이자. 한달에 두권 이상을 읽고, 3개월에 한번은 광장이나 강당에서 책잔치를 하면 어떨까? 

둘째는, 독서모임을 활성화 시키자. 아직은 적은 수의 독서모임이 운영되고 있지만 이를 더 활성화 시켜서 동네마다 동아리마다 책읽기 모임을 구성하게 하고 이를 홈페이지를 통해 등록해서 서로서로 책 선물을 해 나간다면 어떨까?

셋째는 독서 코치를 양성하자. 책을 잘 읽는 법, 토론하는 법, 좀더 효과적인 책읽기를 가르치는 코치를 양성하는 것이다. 이 분들이 다양한 독서모임에서 활동할 수 있도록 하고 이는 특히 지역의 어르신들에게도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넷째는 독서하는 집을 선정해서 문패를 붙여주고 마을단위로 함께 읽고 나눌 책을 선정해서 공동체의 발전동력으로 삼자.

다섯째는 여주에서 출판업을 만들고 자가출판의 경로를 만들어 주는 서비스를 할 수 있다. 

어떤 변화가 만들어지기 위해서는 당장은 거칠고 실현하기에는 요원한 아이디어라도 싹을 틔우고 가꾸고 다듬으며 키워간다면 실현가능한 방법들을 찾을 수 있으리라 믿는다. 

 

아래의 글은 남이섬 CEO 강우현 대표의 상상망치에 나오는 이야기다.

남이섬에서 버릴것은 오직 ‘불가능’ 하나 뿐이었습니다.

술병이 꽃병이 되고

잡초가 화초가 되고

쓰레기도 써버리면 창조가 되고

내버리면 청소가 되고

소주병으로 만든 이슬정원은 

가히 상상력에는 한계가 없음을 느끼게 해 주었습니다.

 

세종인문도시 여주에서 버릴것은 오직 ‘불가능’ 하나 뿐이라고 믿는다.

 

세종신문 발행인 김태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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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7/07/12 [14:19]  최종편집: ⓒ 세종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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