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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인 칼럼] 세종께서 차려준 밥상, 걷어차지 말기를
 
세종신문   기사입력  2017/12/07 [13:42]
▲ 세종신문 발행인 김태균   
며칠 전 뉴스프로에 각 지자체의 브랜드상품에 대한 소개가 있었다. 전체 화면을 도시 브랜드로 띄운 장면에서 여주시의 브랜드는 할아버지 캐릭터의 ‘대왕님표 여주쌀’로 표시되었다. 그리고 앵커와 기자의 소개는 모두 다른 지역의 약진하는 브랜드였다. 화면속의 다양한 브랜드를 보면서 아쉬움이 커졌다. 기자의 소개가 안 될 수도 있지만 화면을 채운 할아버지 세종-대왕님표 여주쌀은 너무나 고답적이고 한물간 느낌이었다.


여주의 하드웨어는 A급, 소프트웨어는 C급

비유컨데 그렇다. 아무리 좋은 A급의 컴퓨터 사양이라도 운영체제인 소프트웨어가 C급의 구닥다리라면 제 성능을 발휘하지 못한다. 여주의 하드웨어라고 할 만한 물리적 자원들은 뛰어나다. 차별화 된 매력이 충분하다.

첫째, 풍부한 역사문화자원이다. 6만년전의 선사시대 유적부터 신라로부터 이어져온 천년 사찰, 협상의 달인이었던 고려의 장군 서희, 세종대왕을 비롯한 조선의 임금과 왕비, 근대사에서 의를 위해 투쟁했던 의사에 이르기까지 풍부한 스토리를 간직하고 있다. 바로 역사인문자원이다.

둘째, 깨끗하고 수려한 자연환경이다. 남한강이 있고, 자연자원이 깨끗이 보존되어 있다. 난개발이 이루어지지 않았다. 많은 사람들이 정부의 규제때문에 발전이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한탄하지만 한편으로는 정부의 보호를 받아왔다고 해석해도 된다. 산림과 들판은 넓고 아름답다. 거칠지 않은 낮고 푸근한 산들은 정감을 더한다. 산림욕과 트래킹을 하기에는 더없이 좋은 공간이다. 힐링도시의 가능성이 무궁하다.

셋째, 교통과 접근성이다. 그야말로 사통팔달이다. 영동, 중부내륙을 이어주는 십자선의 고속도로와 천만 수도서울과의 거리는 1시간 내외다. 이제 전철시대가 시작되어 흡입력 있는 매력만 알려진다면 많은 사람들이 찾는 여행지로서 발전가능성이 무궁하다. 쇼핑과 놀이, 체험과 힐링 등의 활동이 당일로 가능한 교통여건이다. 중국중심노선의 국제공항인 청주도 한시간 내외의 거리다.


부족함을 깨닫는 자리에서 출발하자

더 자세한 부분들이 많지만 대략으로만 짚어 본 여주의 물리적 자원은 탐이 날 지경이다. 이러한 자원들이 너무 오래 가까이 있다 보니 내부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 그 가치를 느끼지 못하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외부인의 시선에서, 도시공동체의 발전동력을 찾는 사람의 시선에서는 너무나 부러운 자산이다. 왜 저걸 활용하지 못할까 하는 의아함이 많다.

한가지 실례로 평창이란 도시, 강원도의 변방, 교통도 좋지 않은 지역이 이효석 선생의 ‘메밀꽃 필 무렵’이라는 소설 하나로 모티브를 삼아 연간 백만의 관광객을 유치하고 이에 대한 동네주민들의 자부심은 대단하다. 지금은 평창올림픽준비로 여념이 없다.

문제는 여주의 하드웨어를 발전적으로 운영할 소프트웨어가 없었다. 그간의 행정은 비전보다는 현실문제에 너무 집착했다. 도시브랜드는 20년전의 농업도시로 매김되어 있었다. 콘텐츠는 풍부한데 스토리를 만들어내지 못했다. 상품은 여전히 시너지를 내지 못하고 각개전투형식의 생산과 마케팅에 머물러 있다. 관광인프라는 빈약하다. 서로의 강점을 묶어줄 네트워크가 작동하지 않는다. 축제는 브랜드화 하지 못한 지역축제에 머물렀다. 이 모든 것을 조정하고 지원할 행정은 비전을 향한 도전보다 현실적인 무사안일에 젖어 있었다. 프로세스가 혁신되지 못하고 시민의식은 고양되지 못했다. 바로 여기에서 출발하는 것이 세종인문도시다.


‘세종대왕이 밥 먹여주는가? 그렇다’

세종인문도시는 ‘세종을 본받아 품격 있는 사람들의 행복공동체’라는 비전을 품고 있다. 이미 시청의 계획, 외부 자문단의 조언, 시민들의 의견이 모아지며 다듬어진 내용이다.

지역의 특성을 강화하는 자원발굴과 강점경영, 한글창제로 꽃피운 애민정신, 인내심을 가지고 소통하는 정책결정, 신분과 지위를 뛰어넘어 인재를 등용하는 인재정책, 정치가 방향을 제시하고 백성들이 스스로 따르게 만드는 감동정치, 결정은 신중하게 하되 결정된 정책은 결코 흔들리지 않는 목표지향과 추진력, 공을 치하하고 벌을 공평하게 하는 공정경쟁이 세종에게서 배워야 할 핵심가치들이다. 여주에서 이러한 시정과 시민의식을 고양하면 안 될 이유라도 있을까?

넘어가기 전에 한가지만 짚어볼 말이 있다. ‘세종이 밥 먹여주는가’란 말이다. 확실히 말할 수 있는 것은 ‘밥 먹여 준다’ 이다. 아직 그 가능성을 몰라서 그렇다. 하나하나 의미심장한 적용사례들을 발견하고 실행할 수 있다. 밥 먹여줄 게 확실하다. 분명한 것은 요리는 우리가 해야 한다. 그리고 스스로 떠 먹는 노력은 해야 한다.


세종인문도시 명품여주의 비전과 과제

첫째, 인문교육도시의 지향은 품격 있는 시민으로의 성장이다. 어린이와 어르신에 이르기까지 배우는 시민이다. 세종을 배우고, 역사를 배우고, 각 분야 교양과 전문성을 함양하는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다. 평생교육의 시대에 걸맞는 자기성장을 꾸준히 하는 공동체를 만들어가는 것이다. 여주시민대학의 필수과목은 세종과 지역이고 자기일에 필요한 전문영역이다. 교양과목은 역사와 미래다. 세종의 마인드를 배우고 전문성을 함양하는 시민공동체를 지향한다.

둘째, 문화여행도시의 지향은 사람들이 가고 싶은 매력 있는 도시로 탈바꿈하는 것이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여주를 찾게 만들어야 한다. 앞에서 언급한 풍부한 자원들을 사람들이 찾고 싶은 매력적인 요소로 만들어가는 것이다. 자연환경을 살려 힐링 코스로 만들고 건강한 놀이문화를 늘려 나간다. 역사인문의 콘텐츠들을 현실감 있는 언어와 감동적인 스토리로 재구성한다. 동시에 여행객들이 와서 즐기고 느끼고 참여하며 잠자고 먹을 수 있는 여행 인프라의 점진적인 개선이 필요하다.

셋째, 혁신경제도시는 미래지향적인 산업을 키우고 현재의 산업모델들을 한 차원 끌어올려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탈바꿈하는 것이다. ‘돈이 도는 여주’를 위해 일자리를 만들고, 창업의 기회를 제공하고, 새로운 기업들을 유치해야 한다. 이제는 지역중심의 경제가 아니라 타 지역과 해외에까지 이르는 네트워크를 강화해야 한다. 온라인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장기적으로 세종밸리라고 칭할 창조적인 기업클러스터를 구축하는 목표를 설정할 수 있다.

넷째, 건강복지도시는 도시 구성원인 시민들이 지역의 강점에 기반한 복지혜택을 받고 무병장수 할 수 있는 건강과 의료환경을 구축하는 것이다. 더불어 자연치유와 같은 새로운 예방의학계의 유치를 적극적으로 추진한다. 자연은 우리를 치유하는 힘을 갖고 있다. 건강한 노동의 기쁨도 맛보게 하고, 아침마다 동네의 혼자사는 어르신을 찾아보는 문화를 만들어 나갈 수 있다. 외부에서 온 손님들이 심신의 회복을 경험하며 떠나게 할 수 있다.

다섯째, 생태자립도시는 각 마을단위의 독자적인 자립경제시스템을 구축한다. 면, 리 단위의 독자적인 마을브랜드를 활성화하고 지역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생태적인 생활공간을 만들어 나간다. 난개발을 방지하고 자연중심의 생태적 가치를 우선에 두고 세종인문도시란 브랜드우산 아래 특성화마을들을 만들어 나간다. 교육마을, 놀이마을, 문화마을 같은 자체브랜드와 서비스를 생산할 수 있는 역량을 키워가는 것이다.

세종께서 이미 보여준 백성들이 흠모하는 리더십과 생생지락의 세상이란 식재료는 이미 준비됐다. 우리는 요리만 잘하면 된다. 지금은 요리사가 필요하다. 시민들의 안녕과 복지, 청정공간속에서 발전하는 명품여주라는 밥상을 차릴 요리사가 절실하다. 세종께서 차려준 밥상을 걷어차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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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7/12/07 [13:42]  최종편집: ⓒ 세종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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