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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과 ‘밥상’으로 ‘세종인문도시 시즌2’ 열자
[특집 인터뷰] 여주대 세종리더십연구소 박현모 소장
 
세종신문   기사입력  2017/12/21 [13:47]

2017년을 보내며 ‘세종인문도시’ 3년의 평가와 앞으로의 전망을 들어보기 위해 ‘세종전도사’로 알려진 여주대 세종리더십연구소 박현모 소장을 만나봤다.
박 소장이 그리고 있는 세종인문도시 여주의 청사진은 매우 구체적이었다.
박 소장은 세종에 대해 알아가는 ‘교육’ 단계가 지금까지의 세종인문도시사업이었다면 이제 세종이 시민의 생활에 실질적 도움이 되는 구체적 ‘실행’ 단계로 넘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 길목에 세종 즉위 600돌과 지방선거가 놓여있는 셈이다.
이래저래 2018년은 여주시 발전에 의미 있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는 기대가 높아진 인터뷰였다.

▲ 여주대 세종리더십연구소 박현모 소장이 세종인문도시사업 백서를 보며 3년 간의 성과를 설명하고 있다 .    © 류예지 여주대학교 평생교육원 담당


정치학을 전공한 것으로 알고 있다. ‘세종’을 연구하게 된 계기가 있나.

박사과정에 정조를 연구했었다. 그런데 정조를 연구하면 세종을 공부하지 않을 수 없다. 정조실록 내내 세종 관련 이야기가 나온다. 정조는 세종어록을 외우고 다니며 세종처럼 하려고 했다. 정조실록으로 박사논문 쓸 때부터 세종을 파야겠다고 생각했는데 마침 한국정신문화연구원(현 한국학중앙연구원)에 가게 되면서 세종실록을 연구하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혼자만 알기 너무 아까워 경복궁에서 세종 관련 강의를 시작했고 고궁박물관, 세종문화회관, 미국, 일본 등에서 강의하면서 맺게 된 인연으로 여주에 오게 되었다. 당시 ‘세종’ 특성화 대학을 고민 중이던 여주대 정태경 총장과 함께 세종리더십 교육, 교책 연구소 설립, 지역사회와의 연계 등의 청사진을 그리다가 14년 7월에 여주대로 옮겨오게 되었다.


세종리더십연구소는 어떤 일을 하나.

우선 리서치연구를 한다. 세종시대가 만든 국가문헌에 대한 연구를 하는데 그동안 연구가 잘 되지 않았던 분야다. 3년 동안 리서치를 했다. 이 1단계 사업에 대한 백서를 만들었다. 연구과정 전체를 잘 기록해서 후대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서다. 연구의 모든 과정을 세종의 일하는 방식으로 하려고 노력했다.
연구소는 교육사업도 한다. 학교교육, 시민교육, 공무원·기업인·교사교육도 진행한다. 강사 양성과정도 포함된다. 또한 커리큘럼 제공 등 대학수업에 대한 지원사업도 한다.


‘세종인문도시’ 하면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다. 할 말도 많을 것 같은데.

여주시가 세종인문도시 사업을 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여주집현전’ 포럼이 있다. 여주지역의 뜻 있는 분들이 모여 조찬강의 등을 통해 세종대왕을 연구하고 있었는데 그게 출발이었다. 세종인문도시의 씨앗은 ‘여주집현전’이 뿌려놓은 것이다.

마침 연구재단에서 인문도시사업에 대한 지원을 강화한다는 소식을 접하고 2014년 여주에 오자마자 준비를 했다. 처음엔 회의가 잘 진행되지 않아 어려움이 있었는데 세종처럼 ‘경연’방식의 회의를 통해 ‘세종 숲 여주’라는 키워드를 뽑아내게 되었고 그 뒤로는 일사천리로 진행돼 9월에 시작했다.

당시 여주시도 전폭적으로 지원했다. 시청 중앙 출입문에 ‘세종인문도시’ 슬로건을 내걸었다. 지금은 면단위, 기업의 외벽에도 그 슬로건이 붙어 있는데 시가 함께했기에 가능했다.

‘세종인문도시’는 현 시장이 내건 슬로건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세종이 아니면 여주가 무얼 내세워 정체성을 밝히고 발전할 수 있겠나. 세종대왕만한 인물, 세종만한 브랜드가 없지 않나. ‘세종인문도시’는 여주시민의 ‘복’이기도 하고, ‘수준’을 보여주기도 한다.


‘세종인문도시’를 내걸고 달려온 지 3년이 지났다. 평가를 해 본다면?

세종인문도시에 대해 말들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세종인문도시사업을 통해 여주가 얼마나 좋아졌고 발전했는가 그 결과로 평가하면 되는 것 아니겠나.

세종인문도시 3년 동안은 1단계(시즌1)를 거쳤다. 1단계에서 진행한 여러 사업들의 목표는 세종에 대해 널리 알리는 것이었다. 우리가 세종대왕에 대해 말은 많이 하지만 사실 알고 있는 것이 별로 없다. 세종인문도시 사업을 시작하면서 여주시민 누구나 세종에 대한 에피소드 10개 정도는 툭 치면 술술 나오게 만들자는 게 목표였다. 여주시민이 세종에 대해 잘 몰랐던 부분을 많이 알게 되었다는 것은 큰 성과다.

세종인문도시는 금방 돈이 되는 사업이 아니다. 멀리 보고 꾸준히 가야 성과가 남는다는 걸 알고 시작한 사업이다. 오래 두고 보면 여주에 도움이 되는 사업이다. 세종과 여주를 연결시키고 브랜드를 끌어올리는 면에서 1단계 3년은 상당히 준수했다고 생각한다.

두 번째 평가지점은 돈이 되는, 돈이 도는 ‘명품’으로 발전시켰느냐는 부분인데 내가 볼 때 아직은 아니다. 시즌1을 지나 시즌2에서는 경제적인 삶을 이롭게 하고 윤택하게 하는데 세종대왕 콘텐츠를 활용해야 한다.


여전히 ‘세종인문도시’가 뭐냐고 묻는 사람들이 많다. 걸려있는 문제가 무엇이라고 보나.

핵심은 나의 삶과 세종대왕이 무슨 관계가 있냐는 것이다. 여주시민이 체감할 수 있는 성과를 내야 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세종인문도시를 제대로 하려면 세종의 일하는 방식처럼 ‘진단’과 ‘비전’에 이어 구체적인 ‘처방’까지 나와야 한다. 구구절절 어려운 설명 없이도 딱 보고 무엇을 하자는 것인지 알 수 있어야 한다.

한 가지 예를 들어보겠다. 여주에는 세종대왕 영릉을 중심으로 해서 총 아홉 군데 세종 관련 유적지가 있다. 여주 지도에 9개의 유적을 보여 주고 ‘여주 세종9경’ 갑시다 하면 여주에 무엇을 보러 갈 것인지 명확해 진다. 제1경인 영릉을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중요하다. 지금까지는 제향의 공간이었다. 지금은 그런 건 통하지 않는다. 교육의 공간, 힐링의 공간이어야 한다. 놀고 배우고 치유하는 세종영릉 2.0 시대로 가야 한다. 그러려면 영릉을 다시 꾸미고 배를 타고 아름다운 남한강을 보며 신륵사까지 가고, 활쏘기도 하고, 그걸 그림으로 보여주면서 세종대왕릉역, 여주역과 연결시키는 조감도가 필요하다. 여주에 가면 무얼 할 수 있고 어디로 갈 수 있는지 누구나 보면 알 수 있어야 한다.

평창올림픽이 열린다. 세종 관련 스토리를 개발해 인천공항-서울-평창의 단조로운 동선으로 움직이는 외국인들의 발걸음을 여주로 돌리게 하면 좋겠는데 준비가 되지 않았다. 내년 세종 즉위 600돌에는 미리 잘 준비해서 5~9월 여주에 많은 이들이 오도록 해야한다. 세종인문도시답게 여주시를 만들어 가려면 이를 위한 안목과 기술이 필요하다.


여주시민들 세종에 대해 많이 알게 된 ‘세종인문도시 1단계’ 성과 커
이제 세종이 여주시민의 삶에 실질적 도움이 되는 구체적 그림 그려야 할 때…
‘세종인성교육’과 ‘쌀밥집 특성화’에 집중하면 성공할 것이라 확신


▲ 세종리더십연구소가 펴낸 세종인문도시사업 백서. 백서를 만들어 후대에 사업과정 전반을 알리는 것도 세종의 일하는 방식이라고 박 소장은 전했다.     © 세종신문


‘세종인문도시’의 구체적 그림, 어떻게 그리면 좋겠나.
 
인문도시사업을 여주시만 하고 있는 건 아니다. 잘 되는 곳 중 하나가 수원인데 수원에는 ‘화성’이 있고 ‘정조’라는 핵심인물이 있다. 많은 이들이 정조를 얘기하고 콘텐츠를 활용한다. 수원은 시민과 ‘인문도시’ 사업이 생활적으로 많이 관련되어 있고 자부심도 상당하다.

세종인문도시 시즌2에서 무얼 하느냐가 중요한데 나는 일단 두 가지만 하면 좋겠다.

그 첫 번째가 바로 ‘세종교육’이다. 자녀교육에 워낙 관심이 높은 시대이니 교육환경만 바뀌어도 시민의 만족도는 매우 높아질 것이라고 본다. 여주에서는 공부를 제대로 하려면 여주 밖으로 나가야 한다고 당연하게들 얘기한다. 여주의 중학교 교육환경을 바꾸면 여주 밖 학생들도 찾아오게 된다. 점동에 있는 늘푸른자연학교를 보자. 초등학교 고학년을 잡아놨더니 전국에서 찾아오지 않나. 인성교육법이 제정돼 의무적으로 인성교육을 해야 하지만 현장에는 강사도 콘텐츠도 부족한 상황이다. 역사, 체육, 과학 등 각 과목에 ‘세종인문’을 적용해서 수업하는 방식으로 진행해 보면 어떨까. 여주의 중학교 교육과정이 이렇게 확 바뀌는 것을 보여준다면 전국에서 찾아올 것이다. 이렇게 되면 시민들도 “아, 세종이 우리에게 실질적 도움을 주는 구나”라고 생각하게 된다.

두 번째는 ‘세종식탁’이다. 여주에 방문하는 사람들이 맛집을 소개해 달라고들 한다. 그런데 여주의 식당들은 전혀 세종과 연결고리를 갖고 있지 못하다. 여주 식당만의 특색도 없고 쌀밥집은 이천에 밀려있다. 귀한 손님을 모실만한 프리미엄급 식당도 없다. 지금의 수준으로는 방문객들이 돈을 아끼지 않고 쓰게 만들 수 없다. 세종이라는 스토리와 콘텐츠를 연결해 특색 있는 밥상을 만들어야 한다. 청소년캠프에서 ‘세종의 식탁’ 프로그램을 진행한 적이 있다. 곡식, 나물, 과일, 국수, 진연상 등 실록에 있는 얘기, 산가요록이라는 세종 시대 의학서 등을 바탕으로 총 7끼의 식사를 개발했다. 메뉴마다 의미를 담았고 참가자들은 정중한 식사대접을 받았다. 이런 식으로 여주지역 요식업체들을 고급화하고 세종스토리를 담아내면 이천으로 왜 밥 먹으러 가겠나. 방문객들이 찾아와 밥을 먹게 되면 여주에 돈이 돌지 않겠나.

우리 차세대를 세종에 대한 자부심과 인성을 갖춘 아이들로 키우는 것, 그리고 세종밥상으로 여주경제를 활성화하는 것, 이렇게 두 영역에 역점을 두고 세종인문도시 시즌2를 이끌어간다면 성과가 있을 것이라고 본다. 이러한 구체적 계획이 세종인문도시 시즌2의 비전이라고 생각한다.


대통령 탄핵을 겪었다. 세종에 비추어 정치인들이 갖춰야 할 덕목은 무엇인가.

세종실록에 다 나와 있다. 세종은 지방정치인을 3등급으로 나눴다. 일방적인 약속, 실행할 수 없는 약속만 남발하는 수령이 최하, 변화 없이 현상유지하려는 수령이 그 다음, 그동안 해왔던 것을 참작해서 현재 수준을 고려하여 실행 가능한 대안을 제시하고 언행을 일치하는 수령이 상등이다. 이게 다 말해준다고 본다.

소통은 정치의 도구가 아니라 정치 그 자체이다. 소통을 잘 하는 게 바로 정치다. 일은 각 분야의 행정이 한다. 정치는 각 분야를 잘 연결해 주는 것이다. 세종에 따르면 그렇게 하기 위해 정치가 생겼다. 그런데 지금 정치인들은 소통을 정치의 도구로 생각한다. 그리고 말로 소통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게 바로 인재를 소통하는 것이다. 친한 사람, 좋아하는 사람이 아니라 그 일을 가장 잘 할 사람을 들어써야 한다.


내년이 세종 즉위 600돌이다. 특별한 활동계획이 있을 것 같은데.

2018년 새해를 맞이하며 ‘후일지효’ 포럼을 계획하고 있다. ‘후일지효’란 큰일을 이루려 할 때 처음에는 비록 순조롭지 못하더라도 뒷날 그 효과는 틀림없이 창대할 것이라는 뜻이다. 즉 지금이 아니라 미래를 위해 준비한다는 것이다. 매년 세종대왕릉에 가서 새해구상을 하는데, 세종 즉위 600돌을 맞아 정식으로 새해 첫 행사로 마련했다. 이 자리에서 미래담론을 나눌 생각이다.

세종 즉위 600돌을 맞아 ‘세종문명국제학술회의’도 계획하고 있다. 해외 석학 10명, 국내 전문가 40명, 총 50명이 모여 2박3일간 학술제를 진행할 계획이다.

진행 및 정리 송현아 기자, 사진 류예지 여주대학교 평생교육원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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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7/12/21 [13:47]  최종편집: ⓒ 세종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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