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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는 극복하는 것이 아니라 그대로 인정하는 것이다”
[인터뷰] 여주시장애인자립생활센터 조정오 센터장
 
세종신문   기사입력  2018/01/04 [13:27]
시민이 주인이고 모두가 존중받는 ‘세종인문도시’. 이런 공동체가 가장 절실한 계층이 바로 장애인들일 것이다. 장애인들 속에서는 세종인문도시가 어떻게 받아들여지고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여주시장애인자립생활센터 조정오(50) 센터장을 만나보았다.                    

▲ 조정오 여주시장애인자립생활센터장     © 세종신문


먼저 여주시장애인자립생활센터에 대해 소개해 달라.

여주시장애인자립생활센터는 2010년 장애인들 중심으로 설립되었다. 그 무렵 장애인단체들은 정부나 관청의 복지정책에 의해 결성되는 경우가 많았는데 여주시장애인자립생활센터는 장애인 당사자들이 직접 자신의 요구를 실현하고 싶어 만들었다. 우리 장애인들이 자신의 삶에서 타인의 개입 또는 보호를 최소화하여 스스로 선택하고 결정하고 싶었다. 장애인들은 장애가 있다는 이유 때문에 먹는 것, 자는 것, 입는 것 모두 돌봐주는 사람의 결정에 따를 수밖에 없다. 사람의 생활에서 가장 기본적인 의식주를 장애인 스스로 선택하고 결정하는 것이 자립의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장애인들도 먹고 싶을 때 먹고, 자고 싶을 때 자고, 외출하고 싶을 때 외출하고 싶어 한다. 이제는 장애인들이 직접 사회 참여를 통해 장애인들 스스로의 힘으로 자신의 권리를 보장하고 있다. 아주 기본적인 시설을 통하여 장애인들도 비장애인들과 함께 독립적으로 살아갈 수 있게끔 만들어 주는 장애인들의 단체이자 조직이 바로 여주시장애인자립생활센터이다. 우리 센터는 장애인들이 당연히 보장받아야 하는 것을 요구하는 것은 물론 활동보조서비스와 전동보장구지원, 자립생활서비스를 통해서 중증장애인들이 여주시민으로서 함께 살아갈 수 있게 해 나가는 중이다. 


장애인자립생활센터 이외에도 여러 활동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어떤 활동을 하고 있나?

누구나 그렇듯 장애인들도 자신의 삶은 스스로 판단하고 결정하고 책임지는 것이 기본이라고 생각한다. 아무리 많은 혜택과 보장이 있다 해도 장애인들이 자활하지 못하면 그건 진정한 자립이라고 할 수 없다. 그래서 이런 저런 활동을 많이 한다. 장애인활동보조서비스 제공기관을 운영하고 노인복지관 앞에서 장애인무료급식소인 ‘문화사랑방’도 운영하고 있다. ‘문화사랑방’은 장애인들이 점심도 같이 먹고 담소도 나누는 사랑방과 같은 곳이다. 장애인들의 이동수단인 보장구가 고장이 나면 여주에서는 마땅히 가서 고칠만한 곳도 없고 또 고친다 해도 시간이 많이 걸리기 때문에 자체적으로 보장구를 수리할 수 있는 ‘보장구수리지원센터’도 운영하고 있다. 장애인 일자리를 만들고 싶어 여주의 특성을 살려 생활용품을 도자기로 만들어 판매하는 ‘여주시장애인근로복지공장’도 운영하고 있다. 도자기 산업이 침체되면서 우리 도자기 공장도 어려움을 많이 겪고 있다. ‘여주시장애인차별상담소’ 운영을 통해 차별로 인해 생기는 장애인들의 어려움을 해결해 주고자 노력하고 있다.


여주시 장애인들의 현황은 어떠하며 가장 시급히 해결되어야 할 과제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여주에 거주하는 장애인들은 약 7천 명 정도 되고 그 중 1내지 2급의 중증장애인들은 1천 7백 명 정도 된다. 장애인복지관을 비롯한 장애인단체가 많이 있지만 여전히 다수의 장애인들은 적절한 케어를 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장애인복지서비스가 계속 좋아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대부분이 시설투자비에 들어가고 있고 장애인들의 일상적인 생활에 대한 보장이나 케어는 턱없이 부족하다. 무엇보다 장애인활동보조서비스를 24시간 제공하는 것이 가장 절실하다. 장애인활동보조서비스는 장애등급에 따라 시간이 다른데 18시간이 최대시간이다. 전혀 움직일 수 없는 중증장애인이 6시간동안 혼자서 생활해야 한다는 것이다. 혼자 있는 6시간 동안에 이 중증장애인에게 그 어떤 불의의 사고가 발생한다면 아무런 대책도 세울 수 없다. 실제도 장애인들이 혼자 있는 시간에 사고가 많이 발생한다. 물론 장애인들도 때로는 개인생활이 필요하기 때문에 혼자 있고 싶을 때가 있다. 장애인활동보조서비스는 24시간 케어를 기본으로 장애인의 요구에 따라 적절하게 배치되어야 하는데 갈 길이 멀다. 또 하나는 보장구수리지원 출동서비스가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보장구는 장애인들의 손발과 같은 것이다. 장애인들의 보장구가 고장 나면 일반 사람들이 손발을 쓸 수 없는 것과 같은데 보장구수리지원 출동서비스가 원활하게 이루어 질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 이외에도 외각장애인 정보제공 및 동료상담 등 해야 할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세종인문도시를 지향하는 여주시의 장애인 정책에 대해 잘 한 점과 부족한 점을 평가하다면?

솔직히 ‘세종인문도시’라는 말은 잘 안 와닿는다. 뭘 하려고 하는지 대충 감은 오지만 그 모습도 과정도 우리들에게는 잘 보이지 않는다. 세종인문도시를 표방해서 그런지 어떤지 모르겠지만 그래도 최근 년간 여주시의 장애인복지사업이 눈에 띄게 발전하고 있다. 여주시청에 엘리베이터도 설치되었고 한글시장 안에 있는 가게들에 경사로를 설치하여 장애인들도 쉽게 방문할 수 있도록 했으며 여주시의 공공건물들에 전동보장이용 가능 화장실 설치가 확대되고 있다. 특히 교통약자이동지원센터가 설치되어 ‘장애인 콜벤’이 기존의 4대에서 12대로 확대된 것은 정말 반가운 일이다. 아직도 시청이나 공공기관에 설치된 장애인 시설이나 운영이 장애인들의 입장에서 완벽하게 만들어 진 것은 아니지만 분명히 개선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앞으로 여주시의회에도 엘리베이터가 설치 될 수 있도록 해야 하고, 장애인 단기보호시설도 시급하게 건립되어야 한다. 장애인을 둔 가정의 가족들이나 보호자들은 외출 외박은 물론 미용실을 가거나 영화를 보는 등의 개인적인 문화생활을 전혀 누릴 수 없다. 장애인 보호자들의 생활과 인권을 잘 헤아리는 것은 장애인을 위해서도 매우 중요한 일이다. 


장애인 일자리 창출 방안이 있나?

장애인 일자리 얘기가 나왔으니 한마디 하면 얼마 전에도 우리 장애인들이 서울에 가서 데모를 하였다. 장애인 고용에 대한 국가와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부과하면서 시작된 장애인 고용정책이 법과 제도로 정비되어 시행된 지 26년이나 흘렀다. 그러나 2016년 기준 전체인구 중 비경제활동 인구가 36.7%인데 비해 장애인 비경제활동인구는 61.5%나 된다. 비율로만 보면 비장애인에 비해 장애인들이 두 배 이상 일자리가 없다는 것이다. 사실 장애인들의 노동능력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그건 있는 그대로 인정해야 하고 사회적으로 보장되어야 한다. 그 대책은 장애인 공공일자리를 더 많이 만드는 것이다. 정부가 앞장서야 한다. 그런데 이 정부는 최저임금법에 ‘장애인 최저임금 적용 제외’라는 것을 넣어 장애인들에게는 최저임금법을 적용하지 않아도 된다는 법조항을 만들어 놓았다. 기가 막힐 노릇이다. 정부가 앞장서서 장애인을 차별하는 것이다.

 
간이식수술을 받아야 한다고 들었다. 사연을 더 들어보고 싶은데…

사실 간이식만 생각하면 눈물이 날 것 같고 가족들에게 너무 고맙고 미안하다. 5년 전 간경화 판정을 받고 그동안 6차례 색전술 및 고주파 치료를 받았다. 지난해 11월에 검사를 받았는데 다종의 용종이 발견되어 제거하였다. 의사 선생님 이 더 위험해 지기 전에 간이식 수술을 받아야 한다고 하였다. 그 소식을 들은 아내와 아이들이 모두 서로 간이식을 해주겠다고 나섰다. 아내는 간이식 자체가 불가능하였고 딸의 혈액형이 O형이라 간이식을 하기로 했다. 그래서 검사날짜도 잡고 수술날짜도 잡았지만 정밀검사를 해 보니 딸도 나에게 직접 간을 이식할 수 없는 상태였다. 그 사실을 알게 된 딸이 스스로 의사를 찾아가 자기가 누군가에게 간을 이식해주고 또 다른 누군가 나에게 간을 이식해주는 교차이식이 가능한가를 의논하였다고 하더라. 그건 불가능한 일이다. 그 소식을 들었을 때 딸의 마음이 너무 너무 고맙고 또 내가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그저 먹먹하였다. 어려움이 있지만 아들도 의학적으로 간이식이 가능하다고 해 다시 검사일정을 잡고 정밀검사를 해보고 시도해 보려고 한다. 아버지로서 자식들의 도움을 받는다는 것이 편치 만은 않지만 이번 일을 통해 가족이 얼마나 소중하고 고마운가 하는 것을 절실하게 느끼고 있다. 감사하고 감사할 따름이다.


지난 장애인인권증진대회에서 개회사 대신 전한 메시지가 인상 깊었다. 새해를 맞아 여주시민들에게 꼭 전하고픈 메시지는 무엇인가? 

사람들이 알고 있는 ‘장애극복’이란 대체 뭘까? 장애인들이 수많은 계단을 억지로 기어오르는 것이 ‘극복’인가? 과연 그것만이 진정 ‘극복’인가? 계단을 기어오르는 대신 눈 앞의 계단을 성토하며 계단을 치워달라고 목청껏 외쳐대는 것은 그저 장애를 핑계 삼은 불평에 불과한가? ‘장애를 극복’한 슈퍼 장애인 띄우기는 무수한 사회적 장벽들을 장애인 개별의 문제로 왜곡 시키고 본질을 은폐하는 비열한 짓이다. 장애는 장애 당사자 개인의 치열한 노력으로 극복할 있는 그 무엇도 아니고 그래서도 안 된다. 우리에게는 슈퍼영웅이 아니라 장애가 장애되지 않도록 장벽과 차별을 허물어내는 소박한 시민이 필요하다. 장애를 극복하지 않아도 되는 그런 세상을 위하여 장애를 이야기해야 하는 사람으로서 오늘도 우리 중중장애인들은 힘겹게 살아가고 있다. 장애는 사람 그대로의 또 하나의 모습으로 인정되고 존중될 때 장애인에 대한 모든 차별은 없어질 것이다. 장애는 극복의 대상이 아니라 그냥 그대로 인정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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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8/01/04 [13:27]  최종편집: ⓒ 세종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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