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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을 잃으면 모든 것을 잃는다”
[인터뷰] 백승민 경기도노인전문여주병원 간호부장
 
세종신문   기사입력  2018/01/11 [11:46]
세종인문도시 명품여주의 시민건강의 한 분야를 담당하고 있는 ‘경기도노인전문여주병원’ 백승민 간호부장을 만나 이야기를 나눠보았다. ‘영적간호’를 간호 철학으로 간직하고 있는 백 부장은 노인성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들에 대한 존중과 공감을 강조하였다.

▲ 경기도노인전문여주병원 백승민 간호부장     © 세종신문


간호사 경력이 30년 쯤 된다. 간호사가 된 이유나 계기가 있었나?

간호대학에 들어 갈 때는 별 생각 없이 성적에 맞춰 그냥 들어갔다. 대학에서 간호학 공부를 하면서 간호학이 나와 ‘인연’이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적성에 맞아 간호학 공부가 재미있었고 보람을 느꼈다.

우리 여주병원 본원은 부천에 있는 ‘세림병원’이다. 난 세림병원에서 근무하다 2004년에 여주병원으로 왔다. 우리 병원은 노인전문병원인 만큼 간호업무에 있어서도 특별하고 전문적인 지식과 경험이 필요한 곳이었다. 그래서 난 간호사 일을 하면서 공부를 더 해야겠다는 결심을 하고 가톨릭대학 간호학과에서 노인전문 석사과정과 박사과정을 마쳤다. 지금은 여주대학교 간호학과 겸임교수로 있다.


간호부장직을 맡고 있는데 어떤 마음으로 간호사 활동을 이어가고 있나?

내가 좋아하는 말 중 하나가 ‘영적간호’인데 종교적이라기보다는 ‘정성을 다해서’, ‘혼을 다해서’, ‘진심으로’, 이런 의미의 간호를 말한다. 간호사가 환자를 간호할 때 실무적으로만 접근하면 간호가 잘되지 않을 뿐 아니라 자신도 힘들어진다. 환자의 마음을 이해하고 존중하고 공감하는 간호를 하게 되면 환자도 간호사를 잘 따르고 업무의 효율성이 높아지는 것은 물론 간호사들이 환자에게 힘을 받고 긍지와 자부심을 느끼게 된다. 특히 치매환자들은 인격적 완성도가 높았던 어른이기 때문에 자존심이 강하여 작은 일에서도 성취감을 찾고자 하지만 그 행동은 상식적이지 못하다. 간호사가 그런 환자의 마음을 읽지 못하고 무시하는 말을 던지면 바로 타박을 받게 된다.

환자의 혈압이나 맥박을 체크 하더라도 마음을 다해서 하는 것과 그냥 기계적으로 하는 것과는 하늘과 땅 차이다. 나는 우리 병원 직원들과 여주대학 학생들에게 ‘영적간호’의 필요성에 대해 항상 강조하고 있다.


노인전문간호사로 이름나 있다. 노인간호의 전문성이란 무엇이며 왜 필요한가?

1999년에서 2003년까지 가정전문간호사 일을 하면서 노인간호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됐고 2004년부터 경기도노인전문여주병원에서 본격적으로 노인간호를 시작하였다. 그러면서 노인전문간호사 자격을 취득하게 되었다. 의료 정보가 공유되고 의료 소비자의 인식이 변하면서 각 분야별 전문간호사의 필요성도 높아지고 있다. 전문간호사는 간호사 면허 취득 후 최소 2년 이상의 임상경력을 갖춘 후 석사과정에서 분야별 전문영역 공부를 하고 국가고시를 통해 자격을 취득하게 된다. 노인전문간호사는 노인에게 일차 건강간호를 제공하는 전문가다. 노인들의 기능적 능력을 최대화시키고, 건강을 유지·증진시키고 노인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실무는 물론 사례관리, 교육, 의뢰, 연구, 행정업무를 보게 된다.


경기도노인전문여주병원의 특징과 자랑은 무엇인가?

우리 병원은 보건복지부 지정 치매특성화병원이다. 여주시 북내면의 공기 좋은 곳에 아늑하게 자리 잡은 우리 병원은 노인성질환 환자 179명을 수용할 수 있는데 지금 환자들이 거의 꽉 차있다. 이 환자들 중 50%이상이 치매환자이다. 뿐만 아니라 노인전문병원으로서 모든 노인성질환을 전문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내과, 신경정신과, 정형외과, 재활의학과 등이 설치되어 있다. 우리는 치매환자를 전문적으로 진료하는 ‘사랑방병동’을 운영하고 있는데 이곳에서는 치매환자들을 위한 전문적인 프로그램을 하루에 5번 운영하고 있다. 환자들 건강 챙기기, 미술치료, 동물매개 프로그램, 그룹치매훈련, 게임을 통한 작업치료를 진행하고 있는데 환자들의 만족도가 매우 높다. 무엇보다 우리 여주병원의 최고 자랑은 병원에서 근무하는 의료진의 마음이라고 생각한다. 아직은 부족하지만 환자를 존중하고 환자들과 공감하는 ‘영적간호’를 최우선의 가치로 삼고 환자들을 돌보고 있는 곳이 우리 경기도노인전문여주병원이다.


노인전문병원의 간호사들을 대표하고 있는데 간호사들의 고통과 어려움은 무엇인가?

난 노인전문병원이라고 해서 특별히 더 큰 어려움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큰 대학병원보다 우리 병원의 업무환경과 조건이 더 좋다고 생각하는 간호사들도 많다. 앞에서도 말했듯이 ‘영적간호’를 이해하고 노인들과 공감하고 소통하면 오히려 간호사들이 그분들에게 힘과 용기를 얻게 된다.

하지만 모든 간호사들이 그렇듯이 우리 병원 간호사들도 정말 힘들게 근무하고 있다. 무엇보다 월급이 너무 적고 가끔씩 있는 환자들의 모욕적인 말 한마디가 두고두고 상처가 되기도 한다. 간호사들의 급여가 얼마나 짜고 근무하기 힘들면 간호사 자격증을 취득한 사람들의 취업률이 50%미만이겠는가? 대표적으로 의사와 간호사의 대우와 급여 차이만 봐도 알 수 있다. 선진국으로 갈수록 의사와 간호사의 급여차이가 별로 없다. 국가차원의 정책적인 개선과 사회적인 인식의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여주시간호사회 창립에 애를 썼다고 들었다. 간호사회를 만들게 된 배경과 그 활동을 소개해 달라.
 
내가 초대회장 맡은 후 연임을 했고 현재 3대 회장은 우두임(전 보건진료소장)회장이다. 대한간호협회 산하에 경기도간호회가 있고 지회인 여주시간호사회가 있는데 2013년 3월 19일 창립하였다.

여주시간호사회에서는 독거노인과 함께하는 나들이 사업, 취약계층 의료지원 사업, 회원 역량강화 사업, 재난구호사업 등의 사업을 하고 있으며 또한 지역사회가 필요로 할 때 항상 함께하고 있다.


"시와 면, 그리고 노인전문병원과 보건소 및 사회복지 단체들이 유기적인 네트워크를 형성하여
정기적이고 지속적인 프로그램을 운영하도록 해야 한다.
그래야 여주시의 모든 노인들이 사회복지혜택을 골고루 누릴 수 있게 된다."


▲ 경기도노인전문여주병원 백승민 간호부장     © 세종신문


사회복지 관련 여러 활동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현장에서 보고 들은 여주시의 복지실태에 대해 얘기해 달라.
 
사회복지에 관심이 있어 15년 전에 사회복지사 2급 자격을 취득하였다. 여러 기관에서 의뢰된 대상자들을 방문해서 상담도 하고 필요시 우리 병원에 입원시켜드리면서 여주시에는 소외된 계층의 복지를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로 인해 지역사회 복지에 대해 관심을 더 많이 갖게 되었다. 지역사회 활동을 하면서 개인적으로 사회복지에 대한 지식이 많이 부족함을 느꼈고 공부를 다시 시작하여 사회복지사 1급 자격을 취득하였다. 공부를 하면서 느낀 것은 간호와 사회복지가 콜라보레이션을 할 수 있다면 매우 효과적으로 여주시민의 복지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겠다는 생각을 많이 하였다. ‘건강을 잃으면 모든 것을 잃는다.’는 진리가 말해주듯이 건강은 복지의 출발이다.

2017년에는 여주시사회복지협의회에서 하고 있는 ‘좋은 이웃들 사업’을 하면서 조금 더 구체적으로 지역사회복지 현황을 들여다보게 되었다. 평소 알고 있던 것 보다 소외된 계층이 더 많더라. 가슴이 답답했다. 한쪽에서는 정부가 ‘퍼주기’ 복지를 한다는 얘기를 하고, 또 한편에서는 생명유지에 꼭 필요한 의식주 환경이 너무 열악한 사람들이 있다는 현실이 아프고 슬프다. 꼭 필요한 사람들에게 복지혜택이 돌아가야 한다고 많은 사람들이 이야기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조금 더 효과적인 민관의 네트워크가 필요하고 생각한다. 중앙에서는 건강한 사회복지 심장을 만들고, 지역사회에서는 심장에서 뿜어져 나오는 복지 에너지를 건강한 복지모세혈관을 통해 구석구석 개개인에게 전달해야 한다. 정부는 사회복지라는 건강한 혈액을 공급하고 민간에서는 제대로 공급되지 않는 막힌 모세혈관을 찾아 썩기 전에 발견하여 개개인에게 꼭 필요한 복지욕구를 충족시키는 것이 여주시민 더 나아가 누구나 복지를 골고루 누리는 행복한 사회라고 생각한다.


‘세종인문도시 명품여주’에 대한 견해를 들어보고 싶다.
 
먼저 ‘세종인문도시 명품여주’라는 말을 들으면 기분이 좋다. 세종, 인문, 명품, 여주. 모두 기분 좋은 단어들이다. 하지만 사람들의 인식이라는 것은 많은 시간을 거쳐서 바뀐다. 시민들의 인식개선이 가장 중요한데 차근차근 인식개선을 위해 관과 시민이 함께 노력하다면 세종인문도시로서의 기능을 충분히 하리라고 믿는다. 또한 외형적인 변화도 인식개선을 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세종대왕 또는 명성황후와 관련된 세계적으로 특성화 도시로의 변화가 가끔은 그리워진다. 거리를 하나 만들어도, 간판을 하나 둘 설치 할 때도, 여주시 곳곳에서 ‘세종인문도시 명품여주’의 모습이 보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물론 여주를 대표하시는 시장님이 아름다운 여주를 위해 특별히 계획하시는 것이 있으리라 믿는다.


세종대왕은 몸소 경로를 실천한 왕이다. 여주시의 노인 정책, 복지정책에서 가장 시급한 과제를 꼽는다면?

세종대왕은 성군으로서 동서고금을 망라해 많은 사람들에게 존경을 받고 있는 분이시다. 세종대왕께서 600년 전에 조선의 노인들을 모시는 양로연이라는 행사를 진행하시면서 상민의 노인들도 참가하게 하시고 왕좌에서 내려서서 맞이했다는 것은 정말 놀라운 일이다. 그 때로부터 강산이 수 백 번 바뀐 오늘의 노인 정책이 600년 전 보다 꼭 더 낫다고 할 수 없다.

나는 현 정부에서 말하고 있는 ‘치매 국가 책임제’라는 정책이 정말 걱정이 된다. 치매를 국가가 책임진다는 말만 들어도 기분 좋은 일인데 왜 걱정이 될까. 우리 병원은 보건복지부에서 지정한 치매거점병원이다. 우리 병원은 치매거점병원으로서의 역할의 일환으로 전문적인 치매 검진은 물론 뇌기능증진센터에서는 마을 마다 다니면서 한 주에 4~5일씩 ‘금장미학교’라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내가 생각해도 정말 좋은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한 마을에서 지속적으로 이 프로그램을 실시하지 못하고 이 마을에서 몇 주 진행했다가 또 다른 마을에서 진행했다가 하면서 계속 마을을 옮겨 다닌다. 이런 식으로 해서는 여주시 구석구석에 살고 계시는 어르신들이 실질적인 도움을 받을 수 가 없다. 예측가능하고 지속가능한 정책이라는 것이 뭔지 알아야 한다. 여기 찔끔 저기 찔끔 해서는 답이 없다. 시와 면, 그리고 노인전문병원과 보건소 및 사회복지 단체들이 유기적인 네트워크를 형성하여 정기적이고 지속적인 프로그램을 운영하도록 해야 한다. 그래야 여주시의 모든 노인들이 사회복지혜택을 골고루 누릴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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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8/01/11 [11:46]  최종편집: ⓒ 세종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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