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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주 학생들은 세종의 눈으로 세상을 봐야 한다”
[인터뷰] 경기도여주교육지원청 서길원 교육장
 
세종신문   기사입력  2018/02/22 [11:52]
여주시가 15번째 경기도 ‘혁신교육지구’로 선정되었다. 경기도여주교육지원청(이하 여주교육지원청) 서길원 교육장을  만나 ‘혁신교육지구’ 선정의 의미와 여주지역 교육의 현황과 전망을 들어보았다. 서 교육장은 여주의 청소년들이 독서를 즐겨하고 토론을 잘 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 서길원 여주교육지원청 교육장     © 세종신문


교육 관련 일을 얼마나 해 왔나?

1982년 전남 고흥군 도덕초등학교에서 교직을 처음 시작한 후 37년 째 교육자의 길을 걸어가고 있다. 여주에서도 한 5년 정도 교직생활을 한 경험이 있다. 지금은 폐교가 되었는데 1988년에 점동면 안평초등학교에서 근무하다 대신초등학교로 전근을 갔다. 2009년 분당의 보평초등학교 교장을 하였고 2014년부터 경기도교육청 학교정책과장을 하였다. 그리고 2017년에 교육현장에서 새로운 교육정책을 실현해 보고 싶어 여주교육지원청으로 자원하여 왔다. 


교육자의 길을 걸어오면서 꼭 소개하고 싶은 일은 어떤 것인가?

경기도 광주의 남한산초등학교에서 근무할 때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2000년에 있었던 일이다. 경기도 광주와 성남의 경계에 남한산성이 있는데 그 산성 아래 남한산초등학교가 있다. 그 당시 남한산초등학교 학생수가 20명 정도였는데 폐교 수순을 밟고 있었다. 지역에서 시민운동을 하던 사람들이 우연히 그 학교에서 캠프를 하게 되었는데 그 캠프에서 지역 시민들이 남한산초등학교 교장선생님으로부터 학교가 폐교 위기에 놓였다는 것을 듣게 되었다. 시민들이 자기 아이들을 전학시키면 받아주겠냐고 교장에게 물었고 교장은 당연히 받아주겠다고 하였다. 그 작은 일이 시작이 되어 캠프에 참가한 시민들이 남한산초등학교 살리기 운동을 시작하였는데 1년 뒤인 2001년에 전교생 수가 60명이 되었다. 기적 같은 일이 벌어진 것이다. 그 시민들 중에 내가 잘 아는 지인이 있었는데 그 분의 요청으로 나도 남한산초등학교 교사가 되어 학교 살리기 운동에 참가하게 되었다. 
남한산초등학교 살리기 운동은 이후 혁신학교의 씨앗이 되었다. 김상곤 전 경기도교육감이 남한산초등학교 살리기 운동의 경험을 경기도 혁신학교로 발전시킨 것이다. 


여주교육의 현실과 개선점은 무엇인가?

학생 수가 계속 줄고 있는 여주시 읍·면 단위 학교를 살리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우리나라에 약 1만 개의 학교가 있는데 그 중 1천8백 개 정도의 학교가 전교생이 60명 이하다. 우리 여주에도 60명 이하의 초등학교 13개와 중학교 3개가 있다. 한마디로 폐교위기에 놓인 학교들이다. 이런 소규모 학교들은 교육력이 낮은 상태이다. 학생들이 다양한 취미활동과 학습기회를 제공 받지 못하고 있다. 이렇게 학생 수가 계속 줄고 있는 읍·면 단위 학교들을 통폐합하고 있는데 학교 통폐합만이 능사가 아니다. 학교 하나를 폐교하는 기간만 해도 10년이 넘게 걸리고 폐교한다고 답이 되는 것도 아니다. 
여주의 학교들이 서울 강남의 학교들이나 분당의 학교들을 따라 갈 수는 없다. 여주의 학교는 가장 여주답게 발전시켜 나갈 때 최고의 학교로 성장할 수 있다. 나는 그것을 만들어 보고 싶어 여주로 자원해 왔다. 


여주교육지원청 교육장으로서 중점을 두고 추진하는 사업은 무엇인가?

앞에서도 예기했지만 여주의 학교는 가장 여주답게 발전시켜야 한다. 
무엇보다 소규모의 학교들을 묶어서 함께할 수 있는 교육프로그램을 만드는 ‘연합학교’가 중요하다. 연합학교는 소수의 학교들이 각자의 특성대로 운영하면서 시기와 교육과정에 따라 연합하여 운영하는 것이다. 방과후학교도 함께할 수 있고 기행이나 유적지 답사, 또는 봄·가을 캠프도 함께 할 수 있다. 연합학교를 운영하면 소규모 학교 학생들이 많은 친구들을 사귈 수 있고 다양한 교육체험을 할 수 있다. 
다음으로는 ‘미래학교 모델’을 만드는 것이다. 폐교 위기에 놓여 있는 학교들을 일명 ‘링거학교’라고 한다. 이런 링거학교를 미래학교 모델로 살려내고, 또 이미 폐교 처리된 학교들은 지역사회에 기여하는 새로운 학교모델로 재탄생시켜야 한다. 지역 ‘커뮤니티스쿨’이나 ‘전통공예학교’ 등의 직업교육학교로 다시 태어나게 해야 한다. 
그리고 또 하나는 학교운영방식을 전환하는 것이다. 현재는 매우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는데 유치원 2년, 초등학교 4년까지는 분교에서 다니고 5~6학년은 본교에서 다녀 다양한 친구들과 다양한 경험을 하게 하여 중학교 진학에 어려움이 없도록 하는 것이다. 


여주시가 경기도 ‘혁신교육지구’로 선정되었는데 이게 무슨 뜻인가?

무엇보다 여주시가 혁신교육지구로 선정될 수 있도록 애써주신 원경희 시장님을 비롯한 여주시 관계자들께 감사드린다. 
혁신교육지구란 한마디로 ‘지역의 학교’를 의미한다. 과거 국가주도의 학교는 대단히 폐쇄적이었다. 국가의 교육방침을 학교장과 교사들이 학생들에게 내려먹이는 방식이었다. 그런데 혁신교육지구는 지역의 교육인프라를 모두 활용하는 지역교육문화를 새로 만드는 것이다. 혁신교육지구에서 교사는 가이드 역할을 하게 된다. 미래시대는 공유시대이다. 미래의 교육은 지역의 모든 교육인프라를 공유할 수 있어야 한다. 학교의 격차는 곧 지역의 격차가 된다. 학교 안과 학교 밖이 모두 학생들의 교육공간이고 지역의 모든 재원이 교육에 활용되어야 한다. 그러자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바로 ‘존중’이다. 


"여주는 여주의 특성을 가지고 있을 때 최고의 교육지구로 될 수 있다.
여주가 혁신교육지구로 지정되었는데 혁신교육은 학교문화를 개선하는 것이다.
세종교육·인문교육으로 여주지역의 교육이 빠져들어야 한다."


여주교육이 가장 여주답게 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

내가 88년에 여주에 처음 전근 왔을 때에도 ‘세종교육’이라는 말이 있었다. 지금도 ‘세종인문도시’, ‘세종교육’이라는 말을 사용한다. 솔직히 말하면 그때나 지금이나 달라진 것은 없다. 
‘세종교육’이라 하면 사람중심·인본중심의 교육을 의미한다. 그리고 인문교육이 강조되어야 한다. 세종의 정신이 오늘의 시대에 살아있어야 하는데 그냥 600년 전의 세종을 숭모하고 끝난다. 사람중심·인본중심의 교육의 근본은 교사는 학생을 존중하고 학생은 교사를 존중하는 것이다. 이런 상호존중이 없는 세종교육은 플래카드에 불과하다. 
인문을 대표하는 것은 글이다. 독서를 많이 하는 것이 인문교육의 첫 출발이다. 세종도 정말 독서를 많이 했다. 그리고 독서는 단순히 지식을 습득하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나와 다른 사람의 생각을 이해하고 존중하게 된다. 그리고 토론을 활성화해야 한다. 토론은 나의 생각을 정리하고 나를 성장시킴으로서 상대방과 함께 소통하고 공감하게 된다. 적어도 여주에서 학교를 나온 학생들은 그 어느 지역보다 책을 많이 읽고 토론을 잘 해야 한다. 난 여주의 학생들 모두를 전국 그 어느 지역 학생들 보다 책읽기를 즐기고 토론을 잘하는 학생들로 키우고 싶다. 


‘세종’과 ‘교육’의 결합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나?

세종과 교육의 결합은 분명 큰 성과를 낼 것이다. 지역에 잘나가는 학원이 있고 잘나가는 학교가 있다고 해서 반드시 학생들이 공부를 잘하는 것은 아니다. SKY(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위주의 교육은 더 이상 대안이 될 수 없다. 
여주의 학생들이 책읽기를 즐겨하고 토론하기를 좋아한다면 자연스럽게 성적은 올라가게 되어있다. 그러면 여주의 학생들이 자기가 원하는 학교에 진학할 수 있다. 읽기를 즐겨하고 토론하기를 좋아하는 것은 바로 세종의 교육철학이고 방식이다. 세종께서도 읽기를 즐기고 토론하기를 좋아하셨기 때문에 당대에 가장 진취적이고 선진적인 문화를 창출하였고 최고의 통치가가 되었다. 우리 여주의 학생들은 세종의 눈으로 넓은 세상을 볼 수 있어야 한다. 우리의 학생들이 여주 밖으로 문학기행·역사기행을 진행하고 더 나아가 15일 동안 시베리아횡단열차를 타고 독서를 하며 여행을 할 수 있도록 추진할 것이다. 


중·고등학생들의 가장 큰 고민은 무엇이라 생각하나?

진로가 가장 큰 고민이다. 진학은 하지만 뚜렷한 진로가 없다. 학생들에게 지역의 교육인프라와 연동하여 교과서 밖의 다양한 교육경험을 통해 ‘학습선택권’을 보장해 주어야 한다. 그러면 우리의 학생들은 정말 다양한 진로를 스스로 선택하고 진출하게 될 것이다. 


지역사회에 요구되는 것은 무엇인가?

여주는 여주의 특성을 가지고 있을 때 최고의 교육지구로 될 수 있다. 여주가 혁신교육지구로 지정되었는데 혁신교육은 학교문화를 개선하는 것이다. 세종교육·인문교육으로 여주지역의 교육이 빠져들어야 한다. 입으로만 세종교육을 하는 것이 아니라 손과 발로 뛰어들어야 한다. 나의 교육장 임기가 끝나고 다음 교육장이 와도 세종교육은 변함없이 추진 될 수 있도록 지역의 문화로 확고히 자리 잡게 해야 한다. 여주는 좋은 자연환경과 문화유적을 가지고 있다. 남한강 자전거 도로를 활용하여 여주출신 학생들은 고등학교를 졸업하면 누구나 자전거 면허를 소유할 수 있도록 해야 하고, 여러 학교를 묶어서 여주의 캠핑장들에서 같이 캠핑을 할 수 있어야 한다. 작년에 세계 청소년 잼버리가 당남리섬에서 열렸는데 그 곳에 우리 여주학생은 과연 몇 명이나 있었겠나? 여주의 인적 물적 교육인프라가 여주의 새로운 교육문화로 재탄생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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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8/02/22 [11:52]  최종편집: ⓒ 세종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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