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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토니아’라는 나라를 아십니까?
 
세종신문   기사입력  2018/03/22 [13:12]
▲ 에스토니아의 위치 


작지만 강한 나라로 주목 받는 북유럽의 에스토니아

여주에서 가장 많이 듣는 이야기는 공공서비스에 대한 불만이다. 이 문제를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사례를 생각하다가 전자정부로 유명한 에스토니아의 사례를 생각했다. 보통은 이 나라가 어디에 붙어있는지 잘 모른다. 하지만 지금 이 시점에 주목할 만한 가치가 있는 스토리가 있는 나라다.

북유럽에 있는 에스토니아는 발트3국의 최북부에 자리하고 있다. 1940년 구소련에 편입됐다가 1991년 독립했다. 독립한 지 아직 30년도 되지 않은 신생 소국인 셈이다. 면적은 4만5000㎢에 인구는 132만여 명으로 작은 나라다. 대한민국 면적의 반도 안 되며 인구는 40분의 1 수준이다. 그러나 오늘날 에스토니아는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공공서비스 인프라 측면에서는 세계 어느 나라에도 뒤지지 않는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

에스토니아는 한국과 닮은 점이 상당히 많다. 국토가 작고 인구는 한정돼 있으며 자원이 풍부하지도 않고 관광지도 아니며 외세의 침략도 잦았다. 1990년대 구 소련으로부터 막 독립한 에스토니아는 자원과 영토, 인구 모두 국가경쟁력을 확보하기에는 크게 부족했다.

문제가 있는 곳에 기회가 있다고 했다. 독립 후 에스토니아는 기술적인 측면에 많은 관심을 기울이며 제한된 조건 하에서 나라를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IT 인프라 구축에 총력을 다 했다. 지금은 세계의 여러 나라가 이 나라의 사례를 배우기 위해 방문하고 연구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을 미리 준비한 디지털 강국

사회 곳곳에서 디지털혁명이 일어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의 방향을 진단하고 준비해야 한다는 절실함이 곳곳에서 감지된다. 일자리의 감소와 수명 연장, 그리고 삶의 방식이 전격적으로 달라질 것을 예고하고 있다. 심한 경우 인공지능(AI)을 장착한 로봇이나 컴퓨터의 지배를 받는 사람들이 70%를 넘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농업도시·관광도시만을 외치며 지내고 있을 때가 아니다.

미래는 디지털 기술을 활용함으로써 변화의 속도에 적응하기 위한 전략을 세워야 한다. 이는 기업은 물론 다양한 조직에서 디지털 혁신에 뒤처지지 않기 위해 절실한 문제다. 2001년부터 에스토니아는 이러한 디지털 정책의 일환으로 'e-Estonia' 프로젝트가 법제화되었고, 세계 어느 나라보다도 빠르게 사이버 투표, 사이버 내각, 사이버 건강보험 시스템, 나아가 전 세계의 사람들을 대상으로 하는 사이버국민제(전자시민제도) 등을 도입했다.


▲ 국적 관계없이 발급이 가능한 에스토니아의 디지털 시민권     ©


4차 산업혁명의 기반 시스템, 전자정부(e-governance)
지금은 강력한 시스템 하에 전자정부를 구축한 사례로 첫 손에 꼽는 나라가 됐다. 전자정부로 불리는 e-거버넌스는 ICT(인터넷디지털기술)에 기초한 온라인 국가운영 시스템이다. e-거버넌스는 정부 업무의 효율성·생산성·투명성 개선뿐만 아니라 기업·비정부기구(NGO)·주민들의 참여를 늘린다. 세계 곳곳에서 이러한 움직임이 가시화 되고 있다. 미국에선 2009년 오바마 정부 출범 때부터 투명하고 열린 정부 부처를 만들기 위해 공식 웹사이트(data.gov)를 개설했다. 선진국뿐만 아니라 아프리카 대륙의 케냐에서는 2004년에 ‘e-gov’가 생겼다. 아시아에서도 방글라데시·인도·이란·말레이시아·미얀마·네팔 등에서 전자정부를 목표로 하고 있다. 유럽에서는 러시아가 2002년 정부의 승인 하에 2010년 ‘e-러시아’를 완성해 사용하고 있다.

에스토니아의 e-거버넌스는 정부 주도로 이뤄졌다. 에스토니아는 인구가 적어 모든 공공 서비스를 일대일 민원으로 시민들에게 제공하려면 인구의 절반이 공무원이 돼야 한다. 그래서 인력 낭비를 방지하고 효율을 극대화하기 위해 전자민원 서비스를 시작했다. 가장 획기적인 시스템은 ID카드다. 이 카드만 있으면 세금·은행·교육·투표·비즈니스 등록 등을 할 수 있다. 일종의 사이버 주민등록증으로, 한국에서 하는 모든 로그인 서비스를 이 카드 하나로 대체할 수 있는 셈이다.

지금은 세금 환급은 물론이고 투표나 비즈니스 등록도 집에서 바로 완료할 수 있다. 경찰 시스템도 연결돼 있어 사고가 났을 때 부상자의 신원 조회가 바로 가능하고 간단한 의료 정보도 열람할 수 있어 빠른 대처가 가능하다. 처방전은 병원에서 바로 자신이 지정한 약국으로 전송되며 약을 더 타기 위해 병원에 들를 필요도 없다.




작고 약했던 나라가 세계의 모델로 성장한 4가지 이유

에스토니아가 이렇게 e-거버넌스에 성공할 수 있었던 첫 번째 비결은 정부 주도의 효율적인 시스템 도입이 결정적이었다. 시스템 도입부터 불필요한 과정을 없애고 간소화했다. ID카드의 도입으로 본인 증명 방식을 단일화했고 디지털 서명(e-signature)으로 접수와 확인 절차를 진행했다. 민원실에서 일일이 도장을 찍고 발급하는 문서를 모두 전자화한 것이다.

두번째 비결은 시민들에게 경제적 이득을 안겨줬다는 것이다. 정부가 처음 만든 전자 서비스(e-service)는 세금 환급이었는데 시민들은 변호사 비용을 아끼고 시간도 절약해 3~4일이면 환급금이 은행에 입금된다. 또 2002년 ID카드가 처음 만들어졌을 때 발급을 활성화하기 위해 ID카드를 보여주고 버스표를 사면 30%의 할인 프로모션을 진행하기도 했다. 그러자 많은 사람들이 ID카드를 만들었고 현재는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늘면서 자가용의 사용 빈도가 줄어들어 부수적 효과도 올렸다. ID카드에 따른 대중교통 이용 증가는 에스토니아의 수도 인탈린의 대중교통을 무료로 제공하는 대중교통 시대의 혁신을 이끌었다.

셋째 비결은 규제를 없앤 간소화된 시스템으로 이용자들의 시간 낭비를 없애준다는 것이다. 세금 환급은 신청과 환급이 빨라졌고, 투표는 집에서 직접 하게 되며, 회사를 새롭게 만들 때에도 30분이면 컴퓨터 앞에서 법적 절차가 끝나게 된다. 특히 이렇게 간소화된 시스템은 비즈니스와 정부를 연결하는 빠른 통로가 되며 스타트업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시스템이다.

넷째 성공 비결은 가장 중요하면서도 e-거버넌스의 기반이 되는 투명성과 개방성을 보장하는 것이다. 각종 민원과 정부정책에 대한 투명한 공개와 민의의 발 빠른 수렴을 가능하게 만든 구조다. 즉 정부의 행정 서비스 정보가 개방됐으니 기업 역시 이를 통해 사회적 투명성을 강화하자는 의미다.
그 결과 기업은 이익과 재무제표는 물론 얼마의 세금을 언제 냈는지까지 공개할 뿐만 아니라 투명성과 개방성의 문화가 자연스레 형성됐다. 이를 통해 파트너십을 맺고자 하는 기업의 내부 사정을 속속들이 알 수 있게 됨으로써 경제적인 면이나 속도 면에서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환경이 제공된 것이다.


(지방)정부의 선도적 노력이 결실의 동력

물론 이 모든 변화가 최근 몇 년 사이 급격히 이뤄진 것은 아니다. 변화의 시작은 1990년대 후반부터 있었지만 종이 서류를 이용한 전통적인 방법과 전자 방식을 공존시키면서 사람들로 하여금 새로운 방식에 익숙해지도록 유지했고 전자 방식 사용으로 천천히 유도해 나갔다.
최근 통계에 따르면 에스토니아에서 전자투표(e-voting)를 가장 많이 이용하는 세대는 65세 이상의 고령층이라고 한다. 굳이 투표장까지 가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또한 선거 과정도 우리와 많이 다르다. 투표는 11일 동안 이뤄지고 시작 후 7일 동안 마음이 바뀌어 이미 투표한 결과도 변경할 수 있다. 현재 에스토니아 주민의 94%는 디지털화된 주민증을 갖고 있고, 전체 투표의 30%는 온라인을 통해서 실시되고 있다. 이로 인해 절약된 예산은 GDP의 2%에 이른다고 추정된다.


여주발전의 담론을 만들 6월 지방선거

여주 발전을 위한 다양한 담론은 늘 있어왔지만 세종인문도시로의 비전을 실현하기 위한 로드맵은 아직 부족한 실정이다. 에스토니아 사례를 살펴보면서 어느 시대에나 혁신의 기회와 그 열매들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를 살피게 된다.

우리가 기대하는 세종르네상스의 여주 적용이라는 도시비전은 얼마나 현실적인 지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 600년 전 세종의 디지털마인드가 극적으로 표현된 것이 한글이라고 한다면 지나친 비약일지 모른다. 하지만 지금 우리가 처한 새로운 시대에 능동적인 변화를 거부하면 또 패배감에 사로잡히고 말 것이다. 새로운 지방자치시대를 만들 기회를 살려 여주시만의 독창적인 전자정부시스템을 갖추기 위한 노력, 여주시민을 위한 새로운 공공서비스의 획기적 전환을 기대한다.

이번 지방선거의 이슈가 여주가 어떻게 잘사는 도시로 특화된 발전을 이룰 것인가를 논의하는 장이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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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8/03/22 [13:12]  최종편집: ⓒ 세종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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