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계의 일상 -느림의 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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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주 오일장
박문신의 사계의 일상
 
세종신문   기사입력  2018/03/29 [12:39]
▲ 여주 오일장     © 박문신

해는 중천에서 방긋 하고 있건만
방구들에서 벗어나기 힘들다.
가까스로 몸 추스르고 밥해 먹기도 귀찮아
시내로 발길을 옮긴다.
 
오호, 중앙통이 붐빈다. 웬일이래.
조금 더 발길 옮기니 오늘이 오일장이라 한다.
 
봄이 오는 길목, 날씨도 넘 좋은데
오일장 나들이 제대로 해보자며
근처 식당에서 얼른 한 끼를.
 
사람들이 부대낀다. 낯익은 얼굴도 마주친다.
어머, 이사님! 어머, 실장님!
여강길 여사님들, 자활 주민들,
반가운 얼굴들이다.
 
때론 선거 후보자들도 눈에 띄고
가끔 부딪치는 아씨들도 보인다.
나도 꽤 아는 사람 많네 ㅎㅎ.
 
모든 게 궁금하다. 이리 기웃, 저리 기웃.
지나는 길손들 양손엔 검정 봉다리 가득
모두가 봄기운 탓일까,
밝은 표정에, 활기참이 좋다.
양옆 좌판에 온갖 물건들이 가득.
그중 봄 관련 제품이 더욱 눈에 띈다.
묘목상, 화초 가득한 화분들,
꽃씨에 봄나물이 유혹한다.
미나리 한 봉지 얼마예요? 3천원.
달래는? 씀바귀는?
이것저것 물어본다.
어느새 우리도 검정 봉다리가 하나, 둘 ㅎㅎ
 
분위기에 들떠 가볍게 움직이던 중
오고 가는 손님 무심히 쳐다보며
좌판을 지키는 사람 있어 괜히 마음이 안쓰럽다. 
동행도 그러한지 옆구리 툭 치며
사탕 한 바구니 사자고 달랜다.
봉지에 담는데 사탕이 밖으로 뛰쳐나간다.
어눌한 표정으로, 미안한지
옆에 늘어놓은 사탕들을 자꾸 봉지에 담는다.
그만 담으세요, 사장님!
 
마음이 풍성하다. 봄나들이 제대로 해 본다.
평일에도 이렇게 붐빈다면 얼마나 좋을까.
어떻게 하면 재래시장이 살아날까.
 
음, 어째 여유로움의 끝자락엔
항상 의문 부호가 달리는 걸까.
부족함이 많아서 일까. 휴~
여주의 하루는 또 이렇게 흘러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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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8/03/29 [12:39]  최종편집: ⓒ 세종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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