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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 낯선 곳에서 익숙한 것이 주는 즐거움
원종태의 오늘은 여행가는 날
 
세종신문   기사입력  2018/03/29 [12:42]
▲ 오리엔탈투어 원종태  
패키지여행이라면 버스와 가이드가 공항에서 대기하고 있다가 친절한 안내는 물론 짐은 짐칸에 실어주고 환영인사를 한다. 사전에 받은 일정표에 따라 움직이며 역사를 듣고, 문화를 듣고, 모르면 질문하면 된다. 

자유여행은 딴판이다. 보름은 묵었다 오겠다는 무게를 느낄 수 있는 큰 가방을 끌어가며 거리를 활보하려니 장난이 아니다. 그전에는 몰랐던 계단이 왜 이리도 많은지 손에 땀이 난다. ‘집 나가면 개고생’이라더니 유럽 첫날부터 몸살 나는 거 아닌가 은근히 걱정된다.

시내로 향하는 버스에 올랐다. 우리의 숙소는 구시가 호시우 광장 근처에 있다. 유럽 특유의 잔돌로 된 도로 포장길은 가방을 끌고 다니기에는 매우 불편하다. 그러나 유럽하고도 서쪽의 끝나라 포르투갈 구시가지로 들어서니 도시가 고색창연하다. 즐비한 조형물, 그리고 광장을 지나면 다시 나타나는 광장, 웅장한 조각품들로 가득한 거리가 온통 박물관 같다. 세상의 영화는 모두 누린 듯 조형물이 무게감 있다. 포르투갈의 인물에 대하여 아는 바가 없어 누구의 동상인지, 어떤 생애를 살았는지는 모르지만 하늘을 향하여 치솟은 동상은 거대하다. 가방 무거운 줄도 모르고 고개는 계속 사방을 두리번거린다. 그야말로 시골뜨기 서울 구경하듯 말이다.

우리는 우선 민생고를 해결하기로 했다. 기왕이면 리스보아에서 유명하다는 맛집을 찾아 첫 식사를 즐기자는 의견이 모아졌던 터라 사전일정에 준비된 페이스 북에 추천된 맛집을 찾았다. 식당이름의 현지명은 Marisqueria Uma, 음식이름은 Arroz Marisco. 맛을 본 적이 없는 음식인지라 예단할 수는 없지만 한국으로 치면 해물매운탕에 밥을 넣어먹는 것과 비슷한 음식이다. 죽이라고 하기에는 밥알이 꼬들꼬들하고 한국인 입맛에 부합한다는 음식으로 유명세를 치르는 식당이라 우리가 도착했을 때는 이미 자리가 만원이다.

그러나 공항에서 출발하며 전화예약을 한지라 운 좋게도 우리들의 자리는 준비되어 있었다. 동양의 여행자가 서양의 끝 포르투갈에 점심을 예약하고 좌석을 배정받는다. 참으로 편리한 세상이다. 유럽의 첫 식사였지만 무난한 음식이었다. 이 모든 과정은 딸 자연이와 조카 혜진이가 세심하게 준비한 것이다. 매끼마다 여행지에서 먹어보고 올 음식과 추천된 식당을 한국에서부터 준비하고 왔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 리스보아의 옛 공동우물 터. 보존 상태가 양호하나 지금은 사용하지 않는다고 한다.     © 원종태


우리 일행은 점심을 해결한 후 숙소에 짐을 두고 보다 자유롭게 리스보아 시내를 돌아보기 위하여 약속된 장소로 이동했다.  리스보아 시내의 숙소로 가는 길은 작은 언덕 위에 있었다. 돌조각들로 포장된 옛길은 틈새가 많이 있는지라 가방을 끌고 가면 드르륵 드르륵 경쾌한 소리가 난다. 2월의 날씨라지만 약간 땀이 난다. 우리 일행은 작은 광장에서 잠시 쉬어가기로 했다. 옛날 공동우물이 있던 곳에 작은 공원이 만들어져있고 사용하지 않는 우물이 보전되어 있다. 이 우물의 역사가 돌에 새겨져 있었지만 우리의 관심사는 아니었다.
 
마침 낮선 곳에서 익숙한 것이 눈에 확 들어온다. 별다방(스타벅스, Starbucks)이다. 불과 몇 시간 전에는 한국에 있었건만 익숙한 상표에 대한 반가움에 커피를 한 잔 나누기로 했다. 땀도 식히고 여유롭게 커피도 즐기고 민박 독채를 숙소로 빌린지라 2시에 주인을 만나 체크인을 할 수 있었다.

언덕 위의 숙소는 언덕이라는 조건만 빼면 기대 이상이었다. 가방을 끌고 나들기는 불편해도 숙소에서 바라보는 시내의 풍광은 매우 만족스러웠다. 창밖으로는 멀리 고성이 보이고 언덕 위로 첨탑을 거느린 성당도 보인다. 숙소에 짐을 푼 우리 일행은 주변을 익히기 위해 골목과 주요 지형지물을 찾아 나섰다. 오늘은 호시우역과 호시우 광장, 아우구스타 거리, 개선문, 코메르시우 광장, 리스보아 대성당을 걸어서 다녀오기로 했다. 자~ 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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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8/03/29 [12:42]  최종편집: ⓒ 세종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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