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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다양성’을 발전의 동력으로
 
세종신문   기사입력  2018/03/29 [12:45]
▲ 세종신문 발행인 김태균
임금(세종)이 예복을 입고 근정전에 나가서 여러 사람들의 하례를 받았다. 이때 참여한 사람들이 왜인, 야인(여진), 귀화한 아라비아인(회회인), 승려와 60세 이상 노인이었다. 의정부와 여러 도에서 선물을 바쳤다. 근정전에서 임금과 신하가 함께 연회하며 날이 저물어서 파하였다. (세종9년(1427년) 1월 1일)


아라비아인, 임금과 함께 신년하례하다

지금부터 591년 전, 세종대왕 재위 9년을 맞는 새해 첫날, 궁궐에서 신년하례회를 하는 모습이다. 신하들과 왕족들만 참석할 것 같은 자리에 눈에 띄는 인물들이 함께 했다. 일본인, 여진인, 아라비아인, 그리고 당시 억제정책을 쓰던 불교의 승려들이다. 

임금을 알현하는 자리, 그것도 새해 첫날의 하례식에서 외국에서 온 사람들과 함께 직접 자리를 함께 한 것을 보면 당시 외국인에 대한 임금과 조정의 태도를 엿볼 수 있다. 동시에 그 시대 꽤나 많은 외국인들이 조선에 와서 장사도 하고 귀화도 하는 등 다양한 삶의 양식을 포용했음을 간접적으로 보여준다. 물론 실록의 기록에는 왜인과 야인(여진족)들의 상업 활동이 매우 활발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 아주 많다. 그리고 외국인의 귀화가 많았음도 기록에 남아있다. 다양한 교역과 왕래를 적극적으로 하던 국제 사회의 면모를 보여준다. 봉건 왕조시대임에도 임금이 앞장서서 인종과 문화의 다양성을 인정하고 더불어 살아갈 것을 주문하고 있다. 


김 씨의 조상, 인도인

또 한 가지 재미있는 기록이 있다. 한반도에 결혼으로 인한 이주민이 공식적으로 시작된 것은 가락국의 김수로왕의 왕비인 허황옥 부터이다. 허황옥은 인도 아유타국의 출신이며 김해 김씨의 시조 모이다. 이를 인정한다면 한반도에 결혼 이주여성이 등장한 것은 약 2천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러한 사실은 한국 내 뿌리 깊은 단일민족주의의 허상을 벗어던지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문화다양성이 21세기의 중요한 가치를 인정하는 우리의 과거이다.


‘한국사람 나쁜 놈들’

많은 한국인이 외국에 나가 살면서 겪게 되는 이야기를 종종 듣게 된다. 좋은 이웃과 사업파트너를 만나 많은 도움을 받고 현지에 잘 안착하게 된 경우를 듣게 되면 그 사람에 대한 호감도를 넘어 그 국가에 대한 호감도를 갖게 된다. 이 호감도는 꽤나 깊은 의식에 자리하게 된다. 

별로 유쾌하지 않은 필자의 경험도 있다. 몽골에 갔을 때다. 일행과 함께 대화를 하며 길을 가는데 스쳐 지나가던 몽골 남자 4-5명이 갑자기 우리를 보고 욕을 하며 험한 표정을 지었다. 다행히 우리가 인원이 더 많고 모두 남자들이어서 위협이 없었기에 왜 그러냐고 멀리서 물었다. 그랬더니 한국말로 나쁜 놈들이라며 화를 냈다. 더 얘기할 상황이 아니어서 현지 가이드에게 물어보니 아마도 한국에 일하러 가서 여러 나쁜 경험을 한 사람 같다는 설명이다. 개인의 경험이 집단의 이미지로 각인된다.

 
‘다문화 손들어’… 이런 건 좀 하지 말자

학교 교실에서는 ‘다문화 손들어’라고 한단다. 이게 얼마나 우스운 시추에이션인가. 다문화라는 말 그대로라면 모두가 손들어야 하지 않겠는가? 차별과 갑질은 곳곳에서 이루어진다. 모든 공동체내에는 이러한 집단 내 갈등이 있게 마련이지만 한편으로는 이제 더 이상 옹졸한 자기만의 테두리를 고집할 때는 지났다. 조금 큰 틀에서 보면 베트남에서, 필리핀에서 시집온 아이엄마들이 강원도, 전라도에서 시집온 이웃이라고 생각하면 어떨까 싶다.
 
 
조금 더 따뜻해지고 웃어주자

약 200명 정도에게 한국사회가 이주민들의 문화에 대해 차별하고 있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135명이 ‘그렇다’고 답했으며, ‘그렇지 않다’고 답한 사람은 54명이었다. 차별에 대한 우리의 인식은 인정하는 수준이다. 조금 더 지역사회의 건강한 성장을 위해 이런 질문에 차별이 없다고 답하는 인원이 70%를 넘었으면 좋겠다. 조금 더 따듯해지고 조금 더 웃어주면 될 일이다.

 
지구적인 목표들, 잘 어울려 살기

문화다양성이 다문화사회에서 더욱 중요해지고 있음은 UN의 합의로 제정한 지속가능발전 목표(SDGs : Sustainable Development Goals)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지속가능발전목표(SDGs)는 UN에서 상정한 2016년부터 2030년까지 인류가 중점적으로 달성해야 하는 목표들이다. 이는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의 필요를 채우면서도 미래 세대가 자원을 사용 하고 성장할 수 있도록 하자’는 지속가능발전의 개념을 구체화하여 2015년 9월 세계 유엔회원 국가들이 모여 합의한 17가지 목표다.
 
1.빈곤증식 2.기아해결 3.건강과 복지 4.양질의 교육 5.성평등 6.깨끗한 물과 위생 7.지속가능한 청정에너지 8.좋은 일자리와 경제성장 9.산업혁신과 인프라 10.불평등 해소 11.지속가능한 도시와 공동체 12.지속가능한 소비-생산 13.기후변화 대응 14.해양생태계 15.육상생태계 16.평화와 정의 강력한 제도 17.글로벌 파트너십으로 이루어진 목표들은 총 169개의 세부목표로 이루어져있다. 이 가운데 4~5개 항목이 문화적 다양성을 존중하고 약자를 배려하며 민족주의를 넘어 지구인이라는 글로벌 인식을 가지고 함께 더불어 살아야 한다는 대목들이 포함되어 있다. 


귀화인에 대한 세종시대의 정책들

세종시대 귀화한 백성에 대한 정책과 처리를 몇 대목만 보자. 아주 상세한 다문화정책들이 있었다. 
 
‘새로 귀화해 온 사람에게는 토지 조세는 3년을 기한으로, 요역(徭役)은 10년을 기한으로 면제하여 주라’
‘귀화한 사람들이 만일 생계가 부족한 자가 있거든 보고 듣는 대로 즉시 아뢰어 알게 하라’
‘귀화한 남만인(南蠻人;베트남 또는 동남아) 우신(禹信)에게 면포(緜布) 정포(正布) 각각 2필을 내려 주고, 아내를 얻도록 하였다.’
‘귀화하여 관직을 받은 사람은 3년간 일을 익히도록 하다’
‘귀화한 사람으로서 서울에 거주하는 자들이 제 마음대로 놀아나서, 밤에는 떼를 지어서 술 마시며, 혹 여리(閭里)에 횡행하면서 무리하게 토색하다가 하나라도 뜻에 맞지 않으면 구타하여 인명을 상하게 하는 자도 있습니다. 마을 색장과 관령 등에게 바로 본조에 고발하도록 하여, 범죄한 것이 경한 자는 문책만 하고, 중한 자는 계달하여 구속하기를 청합니다.” 하니, 그대로 따랐다.
 
“한 공동체가 가진 민주주의의 발전 척도는 우리 사회가 가장 약한 시민을 위해 무엇을 하는지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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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8/03/29 [12:45]  최종편집: ⓒ 세종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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