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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주사람들 속에 모든 답이 있다”
[인터뷰] 문화관광형시장육성사업단 경상현 단장
 
세종신문   기사입력  2018/04/19 [11:02]
여주한글시장 안에서 여주한글시장 문화관광형 시장 육성사업으로 여주의 생활풍습과 문화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생활문화 박물관 ‘여주 두지’를 기획 운영하고 있는 경상현(57) 감독을 만나보았다. 

▲ 문화관광형시장육성사업단 경상현 단장     © 세종신문


여주에서 활동한 지 얼마나 되었나?

여주한글시장에서 ‘문화관광형시장육성사업단’ 일을 한 지는 올해로 3년째이다. 난 고향이 여주 양촌이다. 양촌이 지금은 대신면으로 바뀌었지만 내가 어렸을 때는 흥천면에 소속되어 있었다. 집에서 흥천초등학교로 등교할 때 배를 타고 강을 건넜는데 그 추억은 지금도 생생하다. 초등학교 1학년을 마치고 서울로 전학을 갔다. 그리고 30년 가까이 연극, 뮤지컬 연출을 하다가 최근에는 문화기획축제 감독일도 하고 있다. 3년 전에 중소벤처기업부에서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해 전통시장 소상공인들의 사업을 육성시키기 위한 프로젝트를 추진하였다. 전국에 250개 전통시장에 지역문화와 스토리가 결합된 사업을 공모하고 참가할 문화기획자들을 모집하였는데 그 때 이 사업에 지원을 하였다. 당시 서울·경기 지역 시장 15곳이 지정되었는데 여주한글시장도 포함되어  마침 내 고향 여주를 위해 뭔가를 할 수 있다는 생각에 과감하게 뛰어들었다. 


여주한글시장 문화관광육성사업단에 대해서 설명해 달라

전통시장을 활성화할 수 있는 새로운 모델을 정부와 지자체가 협력하여 만드는 것이다. 여주한글시장에 여주의 문화와 역사 및 지역특색이 결합된 스토리를 입혀보자는 것이다. 지금까지는 전통시장 활성화한다고 하며 정부와 지자체에서 나오는 예산으로 유명한 가수 불러다가 하루 반짝 행사를 하였다. 이런 방식의 행사는 당일 매출은 좀 오를지 모르지만 전통시장 활성화에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우리는 한글시장 활성화 모델로 여주 사람들의 생활을 전통시장에 담아 한글시장을 여주의 상징적인 관광명소로 만들어보고 싶었다. 상추나 야채와 같은 한해살이 푸성귀가 아니라 처음 몇 해는 아무것도 얻지 못하지만 5년 후 부터는 매년 열매가 달리는 과일나무 같은 것을 심고 싶었다. 전통시장은 사람과 역사와 문화와 시간이 서로 교차하고 만나는 곳이다. 


‘여주 두지’는 어떤 곳인가?

‘여주 두지’는 여주의 역사와 문화와 사람들의 이야기를 모아둔 생활문화 박물관이다. 2016년에 시작하여 2017년까지 여주시의 12개 읍·면·동 14개 마을 주민들의 생애와 관련된 이야기와 물건을 수집하여 여주의 생활풍습과 축적된 삶의 문화를 보존하고 활용하기 위해 만든 전시공간이다. 두지는 우리말의 뒤주를 의미한다. 뒤주는 곡식을 쌓아 두는 곳이다. 여주 두지는 여주의 역사와 문화와 전통을 쌓아두는 곳이라고 해서 붙인 이름이다. 
여주 5일장은 여주의 대표적인 문화콘텐츠이다. 여주 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여주시장에서 여주의 스토리를 보고 들을 수 있어야 한다는 생각에 여주 한글시장 안에 지난 약 100년간의 여주시민들의 생활상을 볼 수 있는 문화뒤주를 만들었다. 

 
‘여주 두지’를 준비하면서 기억에 남는 일 하나만 소개해 달라

이 곳 두지에도 전시되어 있는데, 거리의 이발사 이야기다. 점동면 당진2리 변태한(90) 어르신 이야기다. 우리는 ‘유쾌한 어르신’이라고 부른다. 변태한 어르신은 1930년생이신데 6.25전쟁 직후에 결혼을 하고 5일장을 돌아다니면서 거리의 이발사를 하셨다고 한다. 나무로 이발의자도 직접 만들었는데 그 이발의자와 당시 사용했던 이발도구들을 다 보관하고 계셨다. 거리의 이발사를 하면서 자식들을 다 키웠다고 하니 그 사연이 얼마나 기구하겠나. 변태한 어르신이 6.25전쟁 직후에 탄피를 이용해서 직접 만드신 호롱불도 내주었는데 정말 손재주가 많으신 어르신이다. 할머니가 같이 살아계신데 할머니는 두 분의 결혼 첫날밤을 밝힌 호롱불이라고 안 주시려고 하는 것을 할아버지께서 우겨 내 주셨다. 올해 90세이신데 얼마나 밝고 유쾌하신지 우리는 이 어르신과 이야기를 나누며 내내 웃었다. 

▲ 당진2리 변태한 어르신이 6.25 전쟁 직후 직접 만든 이발의자     © 세종신문


대한민국국제콘텐츠 대상을 받으셨는데 어떤 상인가?

대한민국콘텐츠대상은 2012년부터 제정된 대표적인 축제시상식이다. 지역축제 발전에 큰 기여를 한 축제 관계자 및 담당자에게 시상하는데 축제콘텐츠 산업의 자긍심을 고취하고자 만든 상이다. 전국에서 연중 다채롭게 펼쳐지는 축제 중에 다양성과 우수성 등을 평가해서 축제예술/전통, 축제관광, 축제경제, 축제콘텐츠 부문을 시상하는데 축제 특별상 부분에 감독상 부문을 표창하였다. 과분하게도 2017년 대한민국국제콘텐츠 대상 감독부문 상을 내가 받은 것이다.


어떤 축제를 감독하여 대한민국국제콘텐츠 감독상을 받게 되었나?

경기도 평택시 팽성읍에 객사(客舍)가 하나 있다. 객사는 조선시대 사신이 자는 곳이기도 하고 역관들이 지역을 다닐 때 숙식을 하는 곳이기도 하였다. 지금으로 따지면 지방파견 공무원 전용 숙박시설이다. 신하들이 지방을 돌 때 이 객사에서 임금에게 예를 올렸는데 그 예를 ‘망궐례(望闕禮)’라고 한다. 평택시 팽성읍 객사리에 있는 객사에서 진행되었던 망궐례를 지역적 특색을 살려 오늘날 새로운 지역 축제로 만들었다. 
특히 평택에는 주한민군과 그 가족들이 많이 살고 있다. 주한미군은 우리에게 매우 낯선 사람들이다. 정치군사적으로는 말할 것도 없고 문화적으로도 매우 이색적인 요소이다. 지역주민과 주한미군의 자연스런 융합은 쉬운 문제가 아니다. 그래서 내가 평택지역에 제안을 해서 이 ‘망궐례 축제’에 주한미군 가족들을 참가시켰다. 정말 놀랍게도 축제를 통해 서로 이해하고 공감하면서 이색적인 문화가 어울리기 시작했다. 무엇보다도 주한미군 가족들이 우리 문화를 이해하고 주민들과 자연스럽게 어울리는 계기가 되었다. 

 
지역축제에 대한 견해가 있을 것 같은데…

지역의 역사성과 고유성, 그리고 지역 주민들이 살아온 이야기가 녹아 흐르는 그러한 지역축제가 필요하다. 지역주민이 주도하고 지역주민이 주인이 되고 지역주민이 즐기는 지역주민의 축제가 정말 의미 있는 축제다. 축제 전문가가 만들고 지역 주민이 구경하는 그런 이분법적인 축제형태는 이제 더 이상 자리를 잡지 못할 것이다. 주민이 빠진 축제는 축제의 본래 의미도 상실하게 될 뿐 아니라 더 이상 축제로서 자리를 잡지 못할 것이다. 지역 주민의 이야기가 축제에 담기기 시작하면 그 창조성과 다양성은 수만 수천가지의 모양과 이야기로 무궁무진하게 창조된다. 발전하는 시대 생동하는 시민들은 자신의 이야기가 담긴 축제를 간절히 원하고 있다.  

▲ 여주한글시장 내에 마련된 생활문화박물관 <여주 두지>     © 세종신문


세종인문도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세종인문도시’와 ‘명품여주’는 왠지 어색하고 잘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하지만 ‘세종인문도시’라는 이름으로 여주시를 브랜딩 한 것은 정말 획기적이라고 생각한다. 인문의 중심은 사람이기에 ‘세종인문도시’라는 말에는 여주시의 주인이 여주시민이라는 뜻이 담겨있을 것이다. 여주는 지금은 자그마한 지방도시이지만 조선시대에는 아주 큰 고을이었다. 사실 도시는 여러 마을이 모여 만들어진 큰 공동체이다. 도시에는 많은 사람들이 있고 도시의 사람들은 역사와 전통과 문화를 공유한다. 사람들의 생각에 역사가 담겨있고 사람들의 생활양식에 문화가 흐르고 있다. 도시의 사람들 속에는 한마디로 거대한 역사와 전통, 문화가 면면히 흐르고 있다. 
여주시가 참으로 발전하려면 여주의 사람들을 볼 수 있어야 한다. 그 이유는 여주의 사람들 속에 모든 답이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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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8/04/19 [11:02]  최종편집: ⓒ 세종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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