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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묘 후 화장은 ‘부관참시’보다 가혹한 형벌
[연재] 허정 이상엽의 생활역학 ⑤
 
세종신문   기사입력  2018/08/09 [12:52]
▲ 허정 이상엽
“윤달은 썩은 달이다. 덤으로 주어진 달이다. 경사를 치르면 재앙, 흉사를 지르면 경사가 따른다.” 근거가 있든 없든 세간에 진리로 회자되어 믿고 따르는 사람들이 많다. 때문에 윤달에는 수의(壽衣)를 맞추고, 묘 이장, 사초 등의 흉사에 관련된 행사가 급격히 늘어난다. 그래서 묘를 파헤쳐 유골을 불에 태우는 부관참시(剖棺斬屍)보다 더 가혹한 형벌을 조상님께 가하는 모습을 자주 목격한다. 
 
“윤달은 모든 신(神)들이 하늘로 올라간 공[空]달이기 때문에 경사(慶事)를 치르면 액운이 따르고, 묘 이장, 사초 등의 흉사(凶事)를 치르면 후손이 복(福) 받는다.”라고 하는 윤달에 대한 잘못된 믿음에 따른 진풍경이다. 
 
모든 행사에는 좋은 날과 나쁜 날이 있기 마련이다. 그 행사의 기운과 그 날의 기운이 상생이 되면 길일이 되고, 상극이 되면 나쁜 날이 된다. 그 묘 터의 기운과 묘를 이장을 하는 날의 기운, 그 곳에 묻히는 유골의 기운이 상생이 되면 좋은 날, 상극이 되면 나쁜 날이 된다는 뜻이다. 
 
사람의 유전자가 제각각이고, 우주에 흐르는 기운 또한 날마다 바뀐다. 윤달이라고 해서 특별히 지구의 자전과 공전이 멈추거나, 우주에 유행하는 기운이 바뀌지 않고 정지되어 있지 않는다. 때문에 윤달에도 길일과 흉일은 반드시 있기 마련이다. 윤달이라고 해서 묘 이장 등의 흉사는 무조건 좋고, 결혼식 등의 경사는 무조건 나쁘다고 하는 건 근거 없는 낭설이 된다. 
 
우리 역사에서 윤달에 흉사를 치르면 후손이 복을 받고, 경사를 치르면 재앙이 따른다는 기록은 찾아볼 수 없다. 조선 관상감과 예조에서 실시했던 과거[初試·覆試]에 합격한 역술인[命課學者]들이 남긴 역리학 서적 또한 마찬가지다. 다만 믿기 어려운 야사(野史)에 '윤달에는 결혼을 하고 수의를 맞추기 나쁘지 않은 달이다'라고 한 내용만 있을 뿐이다.
 
윤달은 ‘불어났다’는 의미를 가진 상대적인 명칭 
 
그런데 왜 흉사는 앞 다투어 치르고, 경사는 꺼릴까? 그 원인을 단정하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운명학과 음력에 대한 오해, 그리고 일부 역리학자들의 아전인수(我田引水)식 해석이 진리로 둔갑하고, 또 일부 장례업자들의 상술이 더해진데서 비롯된 병폐인 것만은 틀림없다.  
 
예나 지금이나 모든 역술인들은 음력이 아닌 24절기로 년과 월을 정했다. 그리고 날짜 또한 1, 2, 3 등의 일련번호가 아닌 갑자(甲子), 을축(乙丑) 등의 60갑자로 사주팔자를 정하고, 결혼식, 출산, 이사, 묘이장, 사초 등의 길흉을 가렸다. 60갑자와 24절기는 사주학과 관련이 없기 때문이었다. 이는 사주학을 연구하는 초보자도 다 알고 있는 사실이다.
 
이런 사실은 윤달 배치 기준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음력은 달의 합삭으로 년과 월을 정한다. 그래서 음력은 태양의 운동을 계산한 24기절력(사주력) 1년 356.2422일보다 11(10.8751)일이 짧다. 때문에 3년이 되면 음력은 24기절력보다 약 33일이 뒤처지고 12번이던 달의 합삭은 13번으로 불어나, 음력 1년은 13달 약 384일이 된다. 
 
매년 12달인 24기절력보다 1달이 더 “불어났다[閏餘]”고 해서 윤달이라고 한다. 윤달이 들어 음력은 13달이 되어도 절기는 24절기뿐이며, 26절기로 늘어나지 않는다. 따라서 음력을 운명학과 관련이 있다고 생각하며 윤달 흉사는 길하고 경사는 흉하다고 하는 건 오류가 된다.  
 
유골을 불에 태우면 기억력을 주관했던 7백(七魄)은 구천을 떠돌게 되고, 또 항아리[函]에 담긴 조상 유골의 재[灰]는 대부분 20년을 채우지 못하고 모두 벌레 되어 밖으로 기어 나오고 빈항아리만 남는다. 따라서 묘소를 파헤쳐 유골을 불태우는 것은 조상의 안식처를 강제로 빼앗는 것이 되고, 편안이 쉬고 있던 조상의 7백을 내쫓아 구천을 배회하게 하는 폐륜이 된다. 
 
역리학당 오원재 010-7208-2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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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8/08/09 [12:52]  최종편집: ⓒ 세종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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