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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소한 양촌을 거대한 양촌으로 만들고 싶다”
[인터뷰] 대신면 양촌리 경준호 이장
 
세종신문   기사입력  2018/08/09 [13:24]
여주의 풀뿌리인 ‘마을’을 이해하고자 대신면 양촌리 경준호(53) 이장을 만나보았다. 양촌을 떠나서는 인생을 생각할 수 없다는 경 이장은 양촌과 여주 농민을 위해 꼭 필요한 일꾼이 되겠다고 말했다. 
 
▲ 여주시 대신면 양촌리 경준호 이장     © 세종신문


양촌리에서 얼마나 살았나?

1965년에 태어나 지금까지 54년 동안 양촌리에서 살고 있다. 내가 태어난 집터는 지금 저 깊은 여강에 잠겨있다. 양촌이 100만평인데 그 중 83만평이 강으로 들어가 버렸다.
예전에는 장마만 지면 마을이 피난을 떠났다. 홍수피난 군용 헬기를 10번은 탄 것 같다. 병자호란이 난 해에도 여주에 큰 홍수가 나서 마을 사람들이 ‘헌성대’라는 높은 지대를 쌓아 홍수 피난처를 만들었다고 한다. 내가 어렸을 때 400년이 넘게 된 소나무도 있었는데 1972년 홍수에 그 소나무도 죽었다. 
나는 대신초등학교, 대신중·고등학교를 졸업하였다. 어린 시절에 올림픽 은메달을 딴 외삼촌 장은경의 영향으로 유도를 하였다. 유도대학에 시험을 쳤는데 우리 외삼촌이 너무 늦었다고 일부러 나를 떨어뜨렸다. 그래서 안성 농업전문대에 들어가 농학을 전공하였다. 


양촌리에서 계속 살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마치 우연처럼 내 인생은 양촌과 함께 해왔다. 안성농전을 졸업하고 잠깐 수원 정자동에서 ‘정자화원’을 친구랑 같이 시작하였다. 그 때도 양촌리를 떠나지 않고 집에서 출퇴근을 하였다. 그 후 방통대 농학과에 편입하여 졸업하고 다시 방통대 교육학과에 입학하였다. 그리고 서울 잠실에 있었던 ‘축협유통’에 취업하였는데 그 때도 양촌리에서 출퇴근을 하였다. 서른세 살이 되던 96년 12월에 집사람과 맞선을 보고 이듬해 4월에 결혼을 하고 신혼살림도 양촌에서 시작하였다. 양촌은 곧 내 인생이고 내 인생은 양촌을 떠나서 생각할 수 없다. 


▲ 양촌리에서 바라본 1980년대 여강의 모습.     © 경준호


양촌리는 어떤 마을인가?

그림 같은 양촌이었다. 끝이 보이지 않는 자갈밭과 여강은 정말 아름다웠다. 겨울이면 강이 얼어 사람들이 얼음위로 강을 건너곤 하였다. 
양촌은 온통 땅콩 밭이었다. 땅콩으로 여주에서 제일 부자동네였다. 양촌이 돈을 안 풀면 여주에 돈이 돌지 않는다고 했을 정도였다. 당시 우리 집도 땅콩을 450가마 정도 수확을 했었다.  
한미연합훈련을 할 때면 공수부대들이 낙하훈련을 양촌에서 하였는데 하늘에서 쏟아져 내리는 장면이 장관이었다. 지금은 집들이 좋아 방음이라도 되지만 그 당시 창호지 바른 집들은 비행기 소리에 잠을 이루지 못했던 곳이 양촌이다. 


양촌리 이장은 언제부터 하였나?

올해로 7년째 이장을 맡고 있다. 양촌리는 서류상으로는 28가구 105명이 사는 것으로 되어 있는데 실재는 30명 살고 있다. 내가 올해 54세 인데 제일 어린 축에 든다. 
지금 나는 양재동 ‘농협유통’에서 일하고 있다. 양촌에서 서울로 직장을 다니면서도 양촌리를 위해 뭐라도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7년 전 이장을 맡아보라는 제안에 시작한 일이다. 마침 농협유통 일이 주말에 더 바빠서 난 주중에 이틀 쉬며 이장 일을 하고 주말을 낀 5일 동안 출근을 한다. 출근하기 전에도 일을 보고 퇴근하고도 이장 일을 본다. 왜소한 양촌을 거대한 양촌으로 바꾸고 싶은 꿈이 있다. 양촌을 대신면 43개 마을 중에 최고의 마을로 만들고 싶다. 


7년 동안 가장 보람 있었던 때는?

이장들이 다 같은 마음이겠지만 마을의 숙원사업이 해결될 때 제일 기분이 좋다. 내가 이장이 처음 되던 해에 주민 한 사람의 반대로 수십 년 동안 끌어오던 마을길 내는 사업을 내가 그 주민을 설득하여 해결했는데 그 때는 정말 보람이 이었다. 
그리고 4대강 사업이 끝나고 자전거 도로가 만들어 질 때 인도가 없어 주민들이 자전거와 부딪칠 수 있었다. 그래서 마을 주민들이 한 마음 한 뜻이 되어 싸웠는데 결국 인도를 만들었다. 
마을 일을 하다 보면 가끔 마을 주민들 사이의 이해관계가 충돌하여 복잡하게 꼬일 때가 있는데 그럴 때는 정말 골치가 아프다. 한 마을 사람들도 다 다르기 때문에 그 사람들 사이에 생기는 문제를 조율하는 것은 마을 이장이 해야 하는 일 중에 매우 중요한 일이다. 주민들 사이의 갈등이 해결될 때 보람을 느끼고, 마을 주민들이 합심하여 민원을 해결해 나갈 때도 보람을 느낀다. 


▲ 여주시 대신면 양촌리 경준호 이장     © 세종신문
양촌리의 가장 절실한 민원은 무엇인가?

국토부에서 우리 양촌리에 ‘드론장’을 만든다고 하는데 우리 마을은 반대한다. 수십 년 동안 비행가 소음에 시달려 왔는데 또 다시 드론의 소음에 시달리고 싶지 않다. 수천수만 대의 드론이 양촌 하늘을 날아다니다가 언제 우리 마을로 추락할 지 아무도 모른다. ‘드론장’은 소음문제, 안전문제가 반드시 해결되고 양촌의 종합적인 발전계획이 만들어 질 때 검토할 사안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4대강 사업 당시 양촌에 심었던 나무들이 지금 대부분 다 말라 죽었다. 어린 나무를 잘 심었어야 하는데 날림으로 나무를 심다보니 그 나무들이 뿌리를 내리지 못하고 말라 죽었다. 시급히 적당한 나무들을 다시 심어야 한다. 


양촌리가 자체로 준비하고 있는 사업이 있나?

몇 년 전에 ‘양촌리 마을기업 주식회사’를 마을 사람들과 함께 만들었다. ‘양촌힐링캠프’를 해보고 싶었다. 두 번에 걸쳐 철인 3종 경기 대회도 유치해 보았는데 여주시의 지원이 없어 군산으로 가버렸다. 
양촌리 저류지에는 물고기가 정말 많다. 이곳을 유료 낚시터로 잘 활용하면 마을에 큰 도움이 되는데 국토부가 허가를 내주지 않아 추진하지 못하고 있다. 우리가 구상하는 낚시터는 아무렇게나 하는 그런 낚시터가 아니고 환경을 살리고 첨단 시설이 들어간 현대화된 낚시터다. 구역을 나눠 년별로 휴유지를 설정하고 마을 외곽에서부터 전기 차나 전기 오토바이를 타고 들어 올 수 있게 하며 일체의 음식물 반입은 금지시켜야 한다. 마을에서 준비하는 식음료만 소비할 수 있도록 하면 환경도 보호하고 동호인들의 욕구도 충족하면서 마을도 살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 


평소 세종대왕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었나?
 
난 우리 여주사람들이 세종대왕에 대해 그렇게 큰 의미를 두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여주에 세종대왕릉이 있다는 것도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 나도 세종에 대해서는 ‘세종마라톤대회’에 참가해 본 것 말고는 별 기억이 없다. 이장이 되고 나서는 어쩔 수 없이 ‘한글날 행사’에 몇 번 참여한 것 뿐이다. 
그런데 최근 우연히 세종대왕에 대한 역사드라마를 다시 보게 되었는데 ‘정말 대단한 분이시구나’하는 것을 느꼈다. 세종대왕께서 펼치신 농정이나 백성을 위하는 마음은 놀라울 따름이다. 나라를 다스리는 왕이 백성을 생각하는 마음은 얼마나 크고 위대한 것인가를 새삼 느끼고 있다. 
원경희 시장 때 그래도 우리 여주가 세종을 많이 알렸는데 그 전에는 아무도 그 일을 하지 않았다. 그냥 마을잔치로 끝나고 말았다. 앞으로도 우리 여주는 세종대왕에 대한 뚜렷한 뭔가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양촌리 이장으로서 포부가 있을 것 같은데?

난 20대 후반에 ‘축협유통’에 입사한 후 지금까지 농산물 유통 일을 하고 있다. 유통을 모르고는 농민들에게 미래비전을 제시할 수 없다. 
얼마 전 이항진 시장님이 여주 햅쌀 판촉이라며 양재동 농협 하나로 마트에서 사진을 찍고 왔다. 양재동 하나로 마트 매대 하나가 20억짜리다. 그 매대에서 여주쌀이 팔리는데 여주시장이 사진만 덩그러니 찍고 와서 될 일이 아니다. 이건 유통을 몰라서 그렇다. 여주햅쌀이 600kg 생산되었는데 그거 다해야 천만원도 안 된다. 여주시가 그 쌀을 사서 하나로 마트에 기부하여 여주쌀 구곡에 서비스 상품으로 넣으면 엄청난 홍보 효과를 낼 수 있다. 
여주는 도농복합도시이다. 여주는 유명한 농특산물이 많다. 우리 양촌만 해도 고구마가 많이 생산된다. 양촌리 이장으로서 유통을 결합한 미래비전을 여주시민들에게 제시하고 싶다. 양촌을 위해 여주 농민을 위해 꼭 필요한 사람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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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8/08/09 [13:24]  최종편집: ⓒ 세종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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