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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이 된다는 게…”
이야기를 통한 심리학 이해 : 같음과 다름
 
세종신문   기사입력  2018/10/06 [06:25]
▲ 윤희경 여주심리상담센터장  
“일곱 살 손주가 놀아달라고 매달리는 게 귀찮아 혼자 가서 놀라고 짜증내며 보내고 나서, 순간 미안한 마음이 들어 이리 오랬더니 아이가 ‘할머니 미워’ 소리치며 도망 가더라구요. 헌데 그때 서운함과 동시에 불러다 야단을 쳐야 하나 하는 생각에 불뚝 마음이 상하더군요. 일곱 살 아이랑 실랑이를 하고 있자니 ‘내가 지금 뭘 하고 있지’ 싶더라구요.” 
 
“엄마 아빠는 뭘 잘하는 게 있다고 날더러 이래라 저래라 야단치는 건지 모르겠어요. 자기들이나 잘 하고 살라고 하세요.” 
 
“어른이 어른 같아야 존경을 하지요. 제발 그런 말하기 전에 자신들을 돌아보라 하세요. 잘 하지도 못하면서 훈계만 하니 듣고 싶겠어요?”


10월 1일은 유엔이 정한 노인의 날이다. 우리나라는 국군의 날과 겹쳐서 10월 2일을 노인의 날로 지정하고 행사를 하고 있다. 

박완서 작가의 <사람 노릇, 어른 노릇>이라는 책에도 비슷한 글이 있다. 글이 잘 안되어 머리를 싸 메고 있는데 놀아 달라는 손녀에게 짜증을 내던 자신의 모습에서 ‘글을 쓴다는 할미가 아이 마음하나 달래지 못하면서 무슨 좋은 글을 쓴다는 말인가’ 싶다는 작가의 글은 여러 가지를 생각하게 한다. 사람의 마음에는 50여 가지 이상의 감정들이 물결친다. 상황에 대한 판단이 순간적으로 일어나는 경우에는 생각을 정리할 틈도 없이 자동적으로 반응하는 감정들도 있다. 

속담에 ‘자라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란다’는 말이 있다. 자라를 보고 놀란 가슴의 기억 때문에 자라가 아닌 것을 보고도 자라인 줄 알고 화들짝 한다는 것이다. 심리학 이론에 제임스-랑게이론이 있는데, 이는 앞에 나타난 대상을 괴물(사람, 물질, 위험물 등)로 인식하는 순간 싸울 것인가 도망 갈 것인가 포기 할 것인가의 판단은 생각으로 하는 게 아니라 자동 반사기능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반응은 어디에서 오는가? 공포, 두려움,혐오, 불안, 수치심, 자존심 등 여러 내부적인 잠재 요인에서 나타나지만 급한 상황을 만나면 본능에 기준하여 나타난다. 

문제는 이러한 인간의 기본적인 반응이 사람마다 다르다는 것이다. 즉 사람이 세상의 이런 일 저런 일을 겪으며 살다보면, 어떤 사람은 온순하고 덕을 늘려 어른다운 모습으로 살아가지만 어떤 이는 늘 분개하고 남의 탓을 하는 어른답지 못한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이러한 개인의 차이는 집단의 이기주의와도 매우 유사하다. 한 조직의 일원이 되면 집단 구호를 만들고 그것의 옳고 그름을 가리기 전에 집단이 원하는 사람이 되고자 한다. 이러는 이유가 무엇일까를 생각해 보아야 한다. 유목시대에는 상부상조라는 기치 아래 집단을 위한 행동이 당연한 행동으로 여겨지고 공동체를 우선하며 서로의 생존이 곧 개인의 생존이므로 생사고락을 같이 했다. 조직에서 이탈되면 살 수 없는 시대의 조직 문화는 이해하고 따르는 것이 아니라 우리 편이기에 따르는 것이 많았다. 하지만 현대는 다른 구도로 자신들의 삶을 보존하려 한다. 같은 편, 즉 자신의 말에 동조하는 이들을 찾아 나선다. 내편이라고 생각하면 다른 한쪽은 적이 되고 경쟁의 대상이 되어 상대를 공격하기 위한 공통의 목표로 동지가 되어 뭉친다. 재미난 것은 그 문제가 해결되고 나면 자신들끼리 또 싸우거나 헤어진다. 즉 공동 목표로 만나 그 일이 끝나면 관계도 사라지는 것이다. 가장 큰 싸움은 투쟁에서 얻은 이익이 적은 사람이 내부 불만을 일으킨다는 점이다. 

작은 의미에서 어른 노릇은 어른다운 사고와 정서, 행동의 일치를 보이는 사람이나 넓은 의미의 어른은 일치의 덕을 얻은 사람이라 하겠다. 자신의 처신이 타인에게 해가 되지 않는 정도가 아니라 타인에게 덕이 되는 행동을 하는 사람을 우리는 어른이라 한다. 최근 인기리에 방영된 <미스터 션샤인>을 보면서 만약 2018년 현재가 구한 말, 일제 강점기라면 나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생각한다.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어린 의병들은 위대했고 그들은 이미 어른이었다. 

현대 사회에 어른은 몇% 정도일까 질문을 던진다. 이러한 질문은 초고령 사회로 가는 중에 놓여있는 중·장년, 청년들도 신중히 생각해볼 문제이다. 우리나라는 초고속 경제 발전을 이룬 부작용으로 몸살을 앓는 중이다. 기름진 음식을 급히 먹어 소화가 안 되고 있다. 너나 할 것 없이 물질적인 안위가 인간보다 앞서가는 시대를 부인하지 못한 채 살아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인간의 본연의 모습을 찾아야한다. 아이는 아이 같고 어른은 어른 같은 모습을. 

윤동주 시인의 말처럼 어떤 길인지를 모르는 돌담을 걸어가고 있으나, 어른은 몇 바퀴를 더 돌려 말에 무거움을 달아야한다. 즉 책임 있는 행동과 말을 던져야한다. 이게 어른의 중요한 덕목이다. 별이 곱다. 별빛 아래에서 남을 보지 말고 자신의 마음 웅덩이를 들여다보면서 타인을 향하던 손가락을 자신의 가슴으로 가져와야 한다. 이것이 바로 어른이 되어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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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8/10/06 [06:25]  최종편집: ⓒ 세종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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