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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탐방]어르신들의 행복한 일터 ‘여강참기름사업단’
구세군여주나눔의집 시장형 노인일자리사업… 20명 어르신, “일하는 게 재미있다”
 
송현아 기자   기사입력  2019/05/08 [15:37]
▲ 여강참기름사업단에서 들기름 짜는 작업을 하고 있는 어르신들.     © 송현아 기자

문을 열자마자 고소한 냄새가 확 풍겨왔다. 단정한 가운 차림의 어르신 4명이 때마침 기름을 짜기 위해 들깨를 볶고 있었다. 널찍한 실내에 신형 기계가 깔끔하게 들어선 ‘여강참기름사업단’. 구세군여주나눔의집이 새롭게 시작한 ‘노인일자리 사업’이다.

여주시 현암동에 위치한 ‘여강참기름사업단’은 ‘2019년 노인일자리 시장형 사업단 초기투자비 지원 공모 사업’에 선정되어 도비와 시비 1억 4천여만 원을 지원받아 지난 4월 초 시설과 설비를 완료했다. 20명의 어르신이 열흘 남짓 기름 짜는 공정과 기계 다루는 법 등을 교육 받은 뒤 4월 15일부터 4인 1조로 돌아가며 일하기 시작했다. 아직 개소식 전이라 홍보가 진행되지 않았지만 보름간 약 150여 병의 기름을 팔았다고. 

▲ 기계를 통해 들기름을 추출하는 모습.     © 송현아 기자

‘여강참기름사업단’은 참기름과 들기름을 짜서 판매하는 곳이다. 여주에서 생산된 깨를 사다가 기름을 짜는 것이 기본이지만 국산 기름 가격이 부담스러운 가정과 식당가의 요청에 따라 질 좋은 중국산 깨로 기름을 짜기도 한다. 다만 국산과 중국산은 별도로 작업을 진행하고 철저히 분류해 원산지가 명기된 라벨 작업을 한 뒤 판매한다. 한 번 기름을 짜낸 깻묵은 모아서 가축을 기르는 농가에 판매하고 있다. 
 
직접 농사지은 깨를 가지고 오면 공임을 받고 기름을 짜주기도 한다. 깨 운반이 어려운 손님들을 위해 깨를 직접 가지러 가고 기름을 짠 뒤 가져다주는 서비스도 진행한다. 단 1병의 기름을 주문해도 원하면 배달을 해준다. 들깨 껍질만 벗겨주기도 하고 여름부터는 10곡 미숫가루도 판매한다. 기름 짜는 기계 옆에는 고춧가루를 빻는 기계도 따로 마련되어 있다. 


▲ 여강참기름사업단 매장 전경.     © 송현아 기자

‘100세 시대’ 사회다. 일할 수 있는 어르신은 많지만 60세 이후 일자리를 구하기는 쉽지 않다. 공익형 노인일자리사업은 하는 일의 영역과 수입이 정해져 있어 확장성이 떨어진다. 그래서 카페나 유통사업 등 여러 형태의 ‘시장형’ 노인일자리사업이 주목받고 있다. ‘여강참기름사업단’은 여주에서 시도되는 여러 시장형 노인일자리사업 중 유독 눈에 띈다. 우선 여주에서 생산된 농산물(깨, 고추)을 어르신들이 직접 재가공해서 판매하는 방식이다 보니 노인일자리 뿐만 아니라 지역 농가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또한 ‘할머니가 직접 짠’ 기름이라 품질을 믿을 수 있다는 점도 장점 중 하나다. 품질 대비 가격이 저렴한 것도 큰 경쟁력이다. 점포의 위치도 아파트 단지 인근이라 믿을 수 있는 기름을 찾는 ‘단골’ 손님을 만들기도 좋다. 
 
‘여강참기름사업단’이 자리를 잡고 지속적으로 수익을 창출하게 되면 20여 명의 어르신들이 안정적이고 질 좋은 일자리를 갖게 된다. 사업의 규모에 따라 일할 수 있는 어르신 숫자는 얼마든지 늘어날 수 있다. 이에 따라 지역 농가 소득에도 도움이 될 수 있고, ‘여강참기름사업단’의 성공 사례가 또 다른 노인일자리를 낳는 모태의 역할을 할 수도 있다.

▲ 어르신들이 직접 생산한 기름을 자랑스레 들어보이고 있다.     © 송현아 기자

‘여강참기름사업단’에서 일하고 있는 어르신들은 무엇보다 일이 재미있어서 좋다고 말한다. 평소 기름을 짜는 공정이 궁금했는데 와서 직접 배워보니 너무 재미있다는 것이다. 적은 양의 깨를 태우다시피 볶아서 향을 강하게 내는 질 낮은 기름과 달리 적당한 온도를 설정해 정해진 시간만 볶은 후 깨를 충분히 식혀서 기름을 짜내기 때문에 색도 향도 좋다. 어르신들은 “우리 기름에는 발암물질이 없다”며 품질에 대해 자부했다. 기계 작동법만 잘 알면 크게 어려울 것이 없고, 조별로 돌아가면서 일주일에 하루만 나오니 시간 부담도 적고 몸도 덜 고되어 일하기 좋다고 한다. 같은 노인끼리 모여 있으니 의지도 되고 나이 때문에 겪는 제한이나 소외감이 없어 좋다는 평가다. 어르신들은 무엇보다 ‘일 하는 것 자체’가 너무나 행복하다고 입을 모았다.
 
구세군여주나눔의집 관계자는 “농·특산물이 유명한 여주의 특성을 잘 살린 노인일자리 사업을 여럿 구상 중”이라면서 ‘여강참기름사업단’이 그 시작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 곳에서 일하는 어르신들이 행복해 하는 것을 보면 큰 보람을 느낀다”면서 “여기 어르신들의 모습이 바로 우리의 미래 모습이다. 노인일자리사업에 대해 우리 모두가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의식의 전환을 강조했다.

▲ 여강참기름사업단이 생산한 참기름, 들기름, 볶음참깨, 들깨분.     © 송현아 기자

‘여강참기름사업단’은 곧 개소식을 열고 본격적인 홍보와 판매에 들어갈 예정이다. 참기름은 350ml 한 병에 국산은 22,000원, 중국산은 10,000원에, 들기름은 국산 13,000원, 중국산 8,000원에 판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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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9/05/08 [15:37]  최종편집: ⓒ 세종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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